비대위 꾸리고 첫 기자회견…"상거래채권 인정" 촉구홈플러스 "금융채권보다 상거래채권 우선 변제" 입장좁혀오는 금감원 그물망…홈플러스 부동산 펀드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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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피해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자금을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 홈플러스 카드대금채권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투자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집단행동에 나섰다. 홈플러스 ABSTB 미상환 잔액이 401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투자자들은 해당 채권을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해 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금융채무액은 ABSTB 4019억 원, 기업어음(CP) 1160억 원, 전자단기사채 440억 원 등 약 6000억 원이다. 업계는 이 중 5000억 원 정도가 소매 창구를 통해 일반 개인 및 법인 투자자에게 판매된 것으로 추정한다.이날 ABSTB 투자자들은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첫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의 물품구입을 위해 결제한 신용카드 대금을 토대로 전단채를 판 만큼 해당 채권을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해 우선 상환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홈플러스 측은 전단채가 특수목적법인(SPC)을 거쳐 금융기관을 통해 거래됐다며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거래채권은 금융채권보다 우선 변제 대상이다.홈플러스는 이날 입장문에서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들의 상거래채권을 우선순위로 대금을 순차 지급하고 있다"며 "이번 주 중 세부 지급계획을 수립해 각 협력사 및 테넌트들과 상세히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경영 실패 지적에 대해선 "대형마트에 대한 지나친 규제 및 대형 이커머스 업체의 급속한 성장, 코로나19 이후 소비자 구매 채널이 온라인으로 급격이 이동한 탓"이라고 주장했다.한편 금감원은 각 증권사에 공문을 보내 홈플러스 관련 기업어음, 회사채, 전단채 등 단기물을 개인에게 판매한 금액을 이날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아울러 자산운용사들에는 홈플러스 부지를 담은 부동산 펀드 현황을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한 부동산 공모펀드 판매액은 약 1740억 원 규모다. 사모펀드 몫까지 합산하면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금감원은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강등을 예상하고 기업회생 신청 직전인 지난달 25일 운영자금 등 조달 목적으로 증권사를 통해 CP와 전자단기사채를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한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현행법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대목이다.ABSTB 발행 주관사 중 하나인 신영증권은 지난 10일 홈플러스 관련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 관계자들을 모아 긴급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홈플러스를 형사고발 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다만 신영증권 관계자는 "법적 다툼까지 가면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어 아직 검토 중"이라며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일부 증권사와 소송인단을 꾸렸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