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목격자 등 없어 조사 애로
  • ▲ 김포공항서 발생한 경비행기 추락 현장.ⓒ연합뉴스
    ▲ 김포공항서 발생한 경비행기 추락 현장.ⓒ연합뉴스

    지난 2월 김포공항에서 발생한 경비행기 추락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가 이르면 오는 9월 초순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해당 항공기에 블랙박스 등 사고상황을 알 수 있는 장비가 없어 원인 규명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는 조사결과가 '원인 미상' 수준에 그치지는 않을 거라는 태도다.

    9일 조사위에 따르면 지난 2월28일 김포공항에서 추락한 한라스카이에어(비행교육원) 소속 세스나(C-172S) 경비행기에 대한 잔해 조사 등이 진행 중으로, 예비 조사결과 보고서는 적어도 4~5개월 뒤 나올 전망이다.

    조사위는 현재 조종사 자격사항과 교육상태, 신체검사 자료 등 조종사 관련 자료를 비롯해 항공기 정비내역과 연료 상태, 비행계획서와 관제탑과의 교신 녹취록, 사고 당시 기상자료 등 광범위한 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조사위는 확보한 자료 분석을 토대로 앞으로 2~3개월 동안 기체 결함 여부를 살핀 후 2개월간 관련 업체의 의견수렴을 거쳐 예비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고기는 블랙박스와 조종석 내 녹음장비가 없는 기종이다. 목격자나 사고 당시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도 없는 상황이다.

    조사위 관계자는 "사고 당시 제기됐던 실속(失速·비행기 날개의 양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나 아이싱(날개 등이 눈과 얼음으로 얼어붙는 현상)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벌일 것"이라며 "다만 (블랙박스 등이 없어) 원인 규명에 애로를 겪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2011년 제주 해상에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는 사고원인이 원인 미상의 발화로 결론 났지만, (이번 건은) 원인은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고기 기종이 비행훈련용으로 애용되는 가운데 교관과 훈련생 등 2명이 사망한 사고의 원인이 영구미제로 남지는 않을 거라는 설명이다.

    항공전문가들은 "기상 상태와 기체 결함 여부, 조종사 성향 등을 폭넓게 봐야 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불확실한 추론보다는 조사위 조사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한라스카이에어 관계자도 "현재는 누구도 (사고원인을) 정확히 얘기할 수 없다"며 "조사위가 사고원인을 조사한 뒤 객관적 사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고기는 오후 6시30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관제탑 허가를 받고 이륙한 뒤 2분 만에 추락해 교관 이모(38)씨와 훈련생 조모(33)씨가 숨졌다. 사고기는 거의 수직으로 바닥과 충돌해 앞쪽 조종석 부분이 크게 훼손됐다. 항공전문가들은 이를 토대로 비행기 조종계통 고장과 실속 가능성을 제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