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값 정확도 역주행... 한국 87%, 미국 93%공기질 세계 173위… 환경성과지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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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정확도는 지난해 말보다 되레 4.0%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예보 값은 정보 제공기관에 따라 들쑥날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나라의 공기질은 전 세계 최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 '역주행'… 3개월 만에 4.0%P 하락
16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는 3월 말 기준 83.6%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말 87.6%보다 오히려 4.0%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1분기 예보 정확도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1~3월 예보 정확도는 평균 86.9%였다. 올해는 85.6%로 1.3%포인트 떨어졌다.
월별 예보 정확도는 말 그대로 들쑥날쑥이다. 1월과 3월 예보 정확도는 각각 지난해보다 2.9%포인트와 3.1%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2월은 2.2%포인트 향상됐다. 관측장비·기술의 발달을 고려할 때 예보 신뢰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난해 말 미국의 예보 정확도는 93%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고농도(오염정도 나쁨·매우 나쁨) 예보 정확도는 더 떨어진다. 환경부 설명대로면 지난해 평균 전국 미세먼지 고농도 예보 정확도는 62%에 불과하다. 100일 중 62일만 예보가 맞았다는 얘기다.
환경부는 올해 초 업무보고에서 2013년 73%였던 예보 정확도를 올해 89%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계를 보면 올해 3월까지 예보 정확도는 업무보고 내용에서 역주행을 한 셈이다.
그나마 지름 2.5µm 이하 초미세먼지는 예보 정확도가 향상됐다. 초미세먼지 예보는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정확도는 평균 86.1%로 지난해 같은 기간 84.0%보다 2.1%포인트 올랐다.
다만 측정망이 아직 전국에 촘촘하게 깔리지 않았다는 게 흠이다. 현재 초미세먼지 측정장비는 전국 152곳에 설치됐다. 이는 전국에 288개가 설치된 미세먼지와 비교할 때 52.8% 수준에 불과하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초미세 먼지는 세계보건기구(WT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오염물질로 피부로도 침투할 수 있어 폐, 심장 등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며 "한국의 초미세 먼지 오염 현황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측정장비 설치 장소에 대해서는 논란이 여전하다.
김우수 푸른충남21 실천협의회 사무국장은 "대부분 측정장비가 건물 옥상에 설치돼 있다"며 "이는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미세먼지를 들이마시게 되는 장소와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권호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연구관은 "광명시의 경우 유일하게 30m 위치에 설치됐지만, 이곳도 설치 규정상 문제는 없는 곳이고 50% 이상이 지상에서 10m 이내에 설치됐다"며 "해당 지역의 전체 평균을 나타낼 수 있는 곳에 설치하게 되며 (환경단체 주장대로) 오염이 심각한 특정 장소에 설치하면 측정값이 왜곡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털 미세먼저 정보 얼마나 믿을 수 있나… 환경부 "정부 예측값이 신뢰도 높아"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미세먼지 정보나 예보 값은 실제와는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털사이트와 정보 제공을 위한 제휴를 맺은 기관의 계산방식에 따라 잘못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네이버의 경우 미세먼지를 검색하면 통합대기지수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오존, 자외선, 황사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미세먼지는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이 자료를 제공하고 갱신한다. 초미세먼지는 민간기상업체인 케이웨더가 맡는다. 케이웨더 예보 값은 환경부와 기상청의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대기환경 예보모델 중 하나인 CMAQ모델을 적용해 예측한 값이다. 네이버는 이를 받아 좋음부터 매우 나쁨까지 총 5단계로 구분해 초미세먼지 상태를 서비스한다.
다음도 케이웨더 자료를 받아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상태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환경과학원 예보센터는 민간에서 예측한 값이 환경부 것보다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환경과학원 예보센터 관계자는 "민간업체가 활용하는 측정자료도 결국 환경공단에서 제공하는 것이지만, 적용하는 예보모델이 다르면 예보 값이 달라질 수 있다"며 "전문성 등을 따져볼 때 통상적으로 예보센터의 예보 정확도가 케이웨더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부는 매우 나쁨이라고 예보했지만, 포털 사이트에서는 나쁨이라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정보 신뢰성을 고려할 때)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지만, 포털 정보를 임의로 통제할 수는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국 공기질 세계 180개국 중 173위 그쳐
한편 우리나라의 공기질(Air Quality) 수준은 전 세계 180개국 중 바닥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환경성과지수(EPI) 2016'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공기질 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45.51점을 받았다. 전체 조사대상 180개국 중 173위에 해당한다.
EPI는 환경과 기후변화, 보건, 농업, 어업, 해양분야 등 20여개 항목으로 국가별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2년마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공표한다.
우리나라는 공기질 가운데 '초미세먼지 노출 정도'(Average Exposure to PM 2.5)에서 33.46점을 받았다. 평가순위로 174위에 해당한다. 꼴찌는 2.26점을 받은 중국이었다.
지름 2.5µm(PM 2.5)를 초과하는 '미세먼지 오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20.76점으로 174위에 올랐다. 중국은 0점으로 178위를 차지했다.
'이산화질소에 노출되는 정도'(Average Exposure tp NO2)는 0점으로 벨기에, 네덜란드와 함께 공동 꼴찌였다. 실제 우리나라 공기 중 이산화질소 농도는 이번 조사 기준연도인 1997년 7.92ppb에서 평가연도인 2011년 6.64ppb로 1.28ppb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1997년 이후 이산화질소 농도 감축 노력이 미흡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조적으로 '가정용 공기 품질'(Household Air Quality)은 97.5점으로 1위였다. 개인은 각종 공기청정 제품 등을 통해 가정 내 공기 품질에 신경 쓴다는 방증이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Health Impacts) 중 환경위험 노출도는 103위(65.93점), '기후와 에너지'(Climate & Energy)는 83위(62.39점)로 각각 나타났다.
기후와 에너지 부문 중 1킬로와트(㎾) 전력을 생산할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말하는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추이'는 48.47점으로 170위였다. 대기 중 탄소 비중을 의미하는 '탄소농도 추이'도 68.61점으로 81위에 그쳤다.
20여개 평가지표 점수를 모두 더한 우리나라의 EPI 종합점수는 70.61점(80위)이었다. 보츠와나(79위), 남아프리카공화국(81위)과 비슷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과 2014년 발표에서는 43위로 중상위권이었다. 2년 만에 환경 관련 지속가능성이 후퇴한 것으로 평가됐다.
상위권은 북유럽 국가가 독식했다. 핀란드, 아이슬란드와 스웨덴, 덴마크, 슬로베니아 등의 순이었다. 스페인, 포르투갈, 에스토니아, 몰타, 프랑스도 10위권에 포함됐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16위), 일본(39위)·대만(60위)·말레이시아(63위) 등이 순위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