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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1일 부터 주식 및 파생상품 매매거래 시간 30분 연장된다. 이를 두고 증권사 수익성 개선에 대한 분석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으며, 증권주 역시 발표 이후 갈지자 행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26일) 증권업종지수는 전일대비 1.48%(24.33)하락한 1620.86으로 마감했다.
지난 24일 장 마감 이후 한국거래소가 주식 거래시간 연장안을 발표해 25일 곧바로 증권업종지수가 1.81% 뛰었던 것을 감안하면 하루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거래소가 거래시간 연장으로 거래량이 최대 8%, 거래대금이 최대 6800억원 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사 역시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25일 반영됐지만 하루만에 회의론이 힘을 얻으면서 전체적으로 전일 상승분을 반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거래시간 연장을 주도한 한국거래소는 매매시간이 증가하는 만큼 거래대금도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시간연장을 통해 유동성이 집중되는 장 종료시간대가 연장됨에 따라 일평균거래대금이 최소 3%에서 최대 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시간 연장으로 최근 국내 증시와 연관성이 높아지고 있는 중화권 시장과의 중첩돼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도 거래시간 연장을 긍정적으로 봤다. 지난해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증권사 수익은 2.1%에서 7.4%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사별로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산출하며 "거래대금이 3% 증가한다고 가정할 때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의 수수료 수익이 각각 98억원, 103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만약 거래대금이 8% 증가할 경우 미래에셋대우의 수수료 수익은 262억원, NH투자증권은 274억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의 경우 거래대금 3% 증가시 38억원, 8% 증가시 102억원 늘어날 것으로 봤고, 한국투자증권도 71(3%)~189(8%)억원 수준의 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거래시간 증가에 따른 거래량 증가 및 회전율상승 가능성이 높아져 위탁매매수익의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거래시간은 단순히 투자자들의 편의성만 높일 뿐 업계 입장에서는 수익증대 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일 거래시간이 부족해 투자자들이 떠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다.
교보증권은 지난 2010~2011년 중 거래시간을 연장한 홍콩, 싱가포르 인도 등의 사례를 들며 이들 거래소가 거래시간을 연장한 결과 시행 당월에는 전월 대비 34%의 거래대금 증가세를 보였지만 장기적으로는 시행 이전과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거래시간 연장은 한국거래소의 주요 계획인 글로벌화의 연장선"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거래소 노조측과 같은 의견이다.
이동기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거래소가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한 이유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지수 편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MSCI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한국물지수 선물의 싱가폴 상장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 경우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위축이 불가피 하다"며 "증권 종사자들의 업무 과중만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방안이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MSCI선진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외환-주식시장 마감시간 30분 연장이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부분은 명확한 사실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당국은 우리증시가 지난해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지만 올해는 반드시 편입시킨다는 계획이다.
내달 15일 MSCI가 선진지수 관찰대상국을 발표하 이후, 심사를 거쳐 1년 뒤 승격할 예정인 만큼 거래소가 서둘러 거래시간 연장을 발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MSCI 선진지수 편입을 두고도 글로벌 자금이 우리 증시에 유입될 것이란 주장과 오히려 유출될 것이란 주장이 팽팽하다.
결국 당국과 시장간 시각차를 얼마 만큼 극복해 내느냐가 관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