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상장철회로 6~7월 증시 입성예정 기업 표정관리연말 병목현상 피해 상장 추진 서두르는 기업도 나올 듯실적·지배구조 등 기업 옥석가리기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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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 호텔롯데의 상장이 무산됨에 따라 IPO를 앞둔 다른 기업들이 시장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텔롯데에 쏠려있던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상장을 앞둔 기업들에 대한 신중한 평가도 동반될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이 무산되면서 증권가도 충격을 입었다.


    당초 호텔롯데의 공모금액은 최대치 기준으로 공모가 11만원에 5조264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경우 주관 증권사들은 500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었지만 호텔롯데의 상장철회로 이같은 기대가 사라졌다.


    호텔롯데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메릴린치증권이며, 공동주관사로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골드만삭스와 노무라금융투자 등이 있다.


    롯데그룹의 정점인 호텔롯데의 상장이 물건너가면서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 롯데로지스틱스, 롯데리아 등 계열사들의 상장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반면 6~7월 중 상장을 추진해온 기업들은 표정관리 중이다. 


    호텔롯데가 IPO시장의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호텔롯데의 상장철회로 자금의 분산투자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은 제약바이오 업종이며 오는 23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인 녹십자랩셀의 경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13일 녹십자랩셀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지난 8~9일 이틀간 수요를 예측한 결과 공모가가 공모밴드(1만3600~1만59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8500원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주관사 관계자는 "참여 기관 대부분이 공모가 밴드를 넘는 가격을 제시했지만 시장과의 신뢰 형성을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녹십자랩셀의 흥행성공으로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유위니아, 해성디에스, 로스웰인터내셔널 등도 시장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증권사 IPO 부서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IPO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다른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일부 상장 예비 기업들도 상장 추진 일정 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형 업체들의 경우 IPO 시장 최대어인 호텔롯데와 다른 시기에 자금모집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호텔롯데의 상장철회로 일정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반기가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IPO에 나서는 기업들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말로 갈수록 기업들의 IPO가 몰리는 현상이 올해도 반복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경우 수요예측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채 상장하거나 상장을 철회 또는 연기하는 경우가 매년 연말 마다 속출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상장철회로 예비 IPO기업들의 고민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IPO를 앞둔 기업들에 대한 '옥석가리기'는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발 충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예비 IPO 기업들에 대해서도 실적이나 업황은 물론 지배구조나 오너리스크 등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