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운용업계, 단기 수익 추구 치중…밸류업 위해 의결권 적극 행사"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자산운용업계가 단기적인 수익 추구에 치중하고 있다며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달라고 당부했다.

5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의 여섯 번째 일정으로 이날 오전 10시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협회장 및 10개 자산운용사 CEO들과 만나 생애주기별 자산관리, 자본시장 선진화, 건전한 시장발전 등의 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몇 년 사이 국내 자산운용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간접투자의 비중이 크게 낮은 수준으로, 이는 국내 자산운용업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동시에 업계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자산운용 수요를 충족하고 고령화에 따른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자산운용산업이 어떻게 경쟁력을 갖추고 더 발전해나가야 할지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에 앞장서길 운용업계에 당부했다.

그는 "그동안 자산운용업계는 ETF 베끼기, 수수료 인하, 형식적인 의결권 행사 등 단기적 수익추구에 치중하느라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에는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 기업 스스로가 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자산운용업계가 자산관리자이자, 자본시장의 주요한 투자자로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국민들의 노후 대비 및 생애주기별 자산관리를 위한 자산운용업계의 역할이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타깃데이트펀드(TDF) 위주의 펀드 투자가 이뤄지는 해외 사적연금시장을 볼 때 우리 사적연금시장의 발전도 운용사의 역량에 달려있다"며 "운용업계가 안정적 장기투자형 연금상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도 전날 연금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한 만큼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퇴직·개인연금도 함께 혁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융위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일임형 퇴직연금 샌드박스, 퇴직연금 갈아타기 시스템 구축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사적연금 시장에서 다양한 상품이 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지속 협의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공모펀드 상장, 펀드 비교 추천 서비스 등을 통해 공모펀드의 다양성과 접근성 제고를 추진 중"이라면서 "혁신기업이 모험자본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조속히 도입하기 위한 입법 노력도 경주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