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證 역사속으로…범현대가 하이투자證도 외부서 매각이슈로 '흔들기'HMC투자證, 증권업계 현대 '적통성'이어갈 대안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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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해운업의 위기로 시작된 범현대가의 동반 부침으로 증권가에서도 '현대'라는 브랜드가 힘을 못쓰고 있다. 당분간은 온전히 '현대'라는 이름의 증권사를 보기 힘들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증권가에서 범현대가의 계보와 함께, '현대' 브랜드를 이어갈 수 있는 키를 HMC투자증권이 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란 이름으로 30년 지내온 현대증권 KB금융에 편입…사명교체 확실시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현대상선의 자금난으로 이미 KB금융과 합병이 임박한 상태로 사명교체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달 말 공개될 새로운 사명은 'KB증권·KB투자증권·KB금융투자' 3개 중 하나가 유력하다.


    결국 지난 30여년 동안 온전히 사용해왔던 '현대'라는 이름이 증권가에서 사라지는 것.


    KB금융 역시 현대증권 인수작업 초기부터 사명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현대상선과 현대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이미지를 고려해 KB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현대증권이 '현대'를 포함한 명칭이 포함된 상표권 일체를 타 회사가 사용할 수 없도록 묶어뒀기 때문에 당분간 현대라는 이름을 증권가에서 보기 어려워졌다.


    지난달 30일 현대증권은 주요 주주인 현대상선에게 '현대', '現代', 'Hyundai' 명칭이 포함된 상표권 일체를 110억원에 처분했고, 이를 현대상선은 다시 현대엘리베이터에 같은 가격으로 상표권을 양수했다.


    상표권 이전이 복잡한 절차를 거치게 된 배경에는 현대증권이 KB금융지주로 인수되면서 사명 변경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에 상표권을 넘겨도 상선 역시 기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어 현대 브랜드를 지키기 힘들다.


    결국 기업 구조조정 태풍에 살짝 벗어나 있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상표권을 양수받아 현대 브랜드를 지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대증권 역시 동종 업계에 범현대계열 증권사가 두 곳이나 있는 만큼 이름을 넘겨주기 보다 상표권 지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대'라는 이름을 가진 증권사는 사실상 현대엘리베이터가 증권사를 새로 출범시키지 않는 이상 보기 어려워지게 됐다.


    하이투자증권, 가능성 낮지만 현대중공업 자구안에 매각계획 담겨

    범현대가의 증권사 하이투자증권은 자신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매각설에 휘둘리고 있다.


    모그룹 현대중공업이 하이투자증권 연내 매각 등을 통해 총 3조50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으로부터 승인받으면서 하이투자증권은 매각이슈 핵심에 서게 됐다.


    하이투자증권 매각 이슈는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이 언급될 때마다 나온 단골 메뉴였고, 이번에 다시 주채권은행과 합의내용에 포함되면서 본격진행 여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높다.


    만약 연내 하이투자증권이 팔린다면 CJ투자증권에서 간판을 바꾼 지 8년 만에 범현대가의 타이틀을 다시 내려놓게 된다.


    반면 회사측은 오히려 담담한 모습이며 오히려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작업의 핵심은 가격인데 시장이 예상하는 가격과 현대중공업이 받아야 하는 가격의 차이가 워낙 큰데다 자구안 중 하이투자증권 매각은 최후 수단이라는 점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을 통해 CJ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세 차례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인수가격을 포함해 모두 1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시장에선 하이투자증권 매각가로 5~6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현대중공업 입장에선 큰 손해를 봐야 하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이 하이투자증권을 쉽게 팔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이보다 낮게 팔릴 경우에는 자구책이 아닌 오히려 회사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현대중공업이 자구안에 포함됐지만 그 순위가 뒤로 밀려있다는 점도 매각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전반적인 불황으로 주채권은행이 대응계획을 요구해 하이투자증권 매각안도 형식상 넣은 것에 불과한 것"이라며 "자구안 계획을 세운 것 자체로 타 조선사의 유동성 위기와 맞물려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이고 말했다.


    HMC투자證 범현대가 명맥 지킬까…사명변경 추진에 하이證 인수 후보로 거론

    이처럼 범현대가의 증권사들이 합병 및 매각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범현대가의 명맥을 지키고 있는 HMC투자증권이 '현대'의 브랜드와 함께 실속까지 모두 챙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최근 현대차그룹은 특허청에 '현대차투자증권' 상표 등록 출원서를 냈다.


    HMC투자증권이 '현대'라는 이름을 넣어 재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현대차그룹은 2009년 신흥증권을 인수한 이후 'HMC투자증권'으로 사명을 결정하기기 전까지 '현대차IB증권' 등으로 사명변경을 추진하는 등 '현대'라는 브랜드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특허청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HMC투자증권은 이르면 내년 7월 경 '현대'가 들어간 간판으로 교체할 수 있다.


    '현대증권'이 증권가에서 사라질 상황에서 현대그룹도 과거와 달리 HMC투자증권의 상표권 등록을 강력히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HMC투자증권은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이슈와 동시에 언급되는 회사 중 하나라는 점 역시 관전포인트다.


    장부가는 물론 현대중공업이 받아야 하는 가격이 시장 예상의 2배 이상이지만 범현대가의 지원 차원에서 HMC투자증권이 나설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HMC투자증권과 현대차그룹은 '현대차투자증권' 상표등록 출원서 제출과 관련해서는 현대차 이름이 들어간 브랜드 사용권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하이투자증권 인수전 참여와 관련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증권가에서 '현대'라는 이름을 이어나가고, 유보적인 하이투자증권 매각전 분위기를 급반전시킬 열쇠를 HMC투자증권이 모두 쥐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