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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특별사면 공식화 이후 사면 대상에 포함될 경제인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의 사면 가능성에 대한 기류가 긍정적이지 않다.
구 전 부회장은 기업어음(CP) 사기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만큼 사면대상에 포함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구 전 부회장은 법무부의 가석방 심사에서 형의 94% 이상을 채웠음에도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도 그렇다.
이에 따라 LIG넥스원이 최근 신사업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우주항공' 분야에 대한 앞으로의 전망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 5월 'LIG넥스원 대전하우스' 기공식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우주항공 분야 진출 플랜을 수립했다. 대전하우스는 우주항공 분야 등에 특화된 연구개발센터(R&D센터)로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약 1200억원이 투자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LIG넥스원의 우주항공 사업 강화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LIG넥스원 전체 규모를 놓고 따지면, 우주항공 분야의 관련 매출은 주력인 정밀유도무기 매출 대비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정밀유도무기 분야 매출은 LIG넥스원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했다. 반면 우주항공 분야로 구분되는 aew 부문 매출은 15.7%였다. 이마저도 항공 부품 관련 사업이 주를 이뤄 사실상 우주항공 분야 사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실질적 우주항공 부문 사업인 다목적실용위성 SAR 부품 사업도 아직 개발 단계에 불과하다.
국내 우주항공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KAI와의 경쟁도 쉽지 않다. KAI는 지난 1999년 설립된 이후부터 다목적실용위성2호와 3호, 5호, 6호 개발 참여 등을 통해 500kg~1.5t급 위성 본체 국산화 개발 능력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 400~800km의 저궤도와 3만6000km의 정지궤도에서 가동되는 500kg~3t급 위성 본체의 설계와 검증, 핵심부품 제작 등의 능력도 지속 육성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우주항공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KAI와 경쟁을 펼쳐야 하는 LIG넥스원 입장에서 오너의 부재는 향후 사업 강화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LIG넥스원이 우주항공 부문 강화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고 하지만, KAI와의 경쟁과 오너 부재 등이 사업의 탄력성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2년 10월 구속 수감된 구 전 부회장의 부재로 당시 추진 중이던, 중남미 국가 레이더 수출 사업이 무산된 사례가 있다. 이처럼 오너의 부재는 사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끼친다. 신사업 확장 역시 오너 부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번 8·15 특별사면과 관련해 LIG넥스원 관계자는 "가석방 결과는 아쉽지만, 문제가 된 CP와 관련해 피해자 800명에 대한 피해 규모액 3400억원을 LIG손해보험 매각으로 모두 보상했다"며 "주력 계열사를 매각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면서 모든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완료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죄질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으나, 보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만큼 이 부분이 고려됐으면 좋겠다"며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에 의한 행정처분이고, 특별사면은 이와 별개의 성격이기 때문에 사면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