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쇼핑 대란 없었다"… 50명 줄 선 '롯데 블랙 슈퍼쇼'

"작년보다 방문객이 확실히 줄었어요. 비가 와서 그런가…."(일산서구 대화동. 주부 이상미 씨.)

27일 오전 9시 30분. 기자가 방문한 '롯데 블랙 슈퍼쇼'입구에는 50여명이 줄을 서 행사 오픈을 기다리고 있었다. 평일 오전 시간, 그것도 오픈 첫날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한산한 분위기였다.

캐쥬얼 제품을 파는 L 매장 직원은 "지난해 행사에도 참여했는데, 대기 줄만 보면 확실히 작년보단 적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롯데 블랙 슈퍼쇼'란 롯데백화점이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하는 쇼핑 박람회로, 소비심리 활성화 및 파트너사의 누적 재고 소진을 목표로 다양한 물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다.

오픈 시간인 10시. "이제부터 입장하시면 됩니다"라는 행사직원의 멘트와 함께 입장한 고객들은 "와! 넓다", "물건이 많다" 며 감탄했다. 

실제로 '롯데 블랙 슈퍼쇼'는 1만7000㎡(5000평) 규모로 상암동 월드컵 축구장 면적(7140㎡)보다 2배 넓다. 행사장 크기에 걸맞게 참여 브랜드도 무려 360여개, 역대 최대 규모 물량인 530억원 상당의 제품들이 가득했다.

행사장 초반, 대부분의 고객들은 의류 매장에 많이 몰렸다. 

자녀 옷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김미정(43) 씨는 "아들 옷 사려고 방문했어요. 매장에서 비싸서 망설였던 옷인데 여기서 세일 하고 있길래 득템했네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랜드 SPA 브랜드 슈펜 매장에도 많은 고객들이 몰렸다. 슈펜은 롯데백화점 미입점 브랜드지만, 가격 경쟁력을 갖춰 행사장에 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슈펜 버클 슬리퍼 2켤레가 특별 행사가로 1만9900원 판매됐다.

매장을 찾은 공미정(26) 씨는 "휴가지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했는데, 슈펜 버클 슬리퍼 가격이 저렴해서 만족해요"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평가는 대부분 물건도 많고 가격도 저렴해 긍정적이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구찌 선글라스를 80개 한정으로 13만4000원, 락피쉬 우븐 스니커즈를 100 컬레 한정으로 2만원 등에 판매한다. 할인가로 따지면 최대 7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 밖에 '여성의류 특가 상품전'에선 정호진 니트 2만원, 앤클라인 블라우스 3만9000원에 선보인다. 진도모비, 우단모피 등 모피 역시즌 행사도 함께 열렸다. 

하지만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달리 직원들은 방문객이 작년만 못하다고 푸념했다.

A 남성 의류매장 직원은 "물건도 많고 세일도 많이 하는데 고객은 작년과 비교하면 3분에 1 수준에 불과해요"라며 "오픈 첫날이니까 점차 많이 오겠죠?"라고 반문했다. 

생활가전 매장 역시 한산한 모습이었다. 

B 청소기 판매 직원은 "날씨 영향이 큰거 같아요. 갑자기 비도 오고 날도 후덥지근해 주 타켓 층인 주부들이 외출을 꺼리는 것으로 보여요"라며 "그래도 시간이 지날 수록 고객이 늘어나는 것 같아 마감 때까지 기다려 보려고요"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이같은 반응은 지난해 롯데 행사 매출을 보면 수긍된다. 지난해 7월 롯데백화점에서 진행한 대관행사에서 매출 130억원을 기록했고 행사장 방문객 수도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대박'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평일이고 비도 내려 작년보다 고객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행사가 5일간 진행되는 만큼, 점점 방문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롯데 블랙 슈퍼쇼'는 27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며 아침 10시에 오픈해 오후 8시에 마감한다. 가전·가구, 해외명품, 주얼리·시계, 골프 제품을 100만원 이상 구매할 경우 5% 상당의 롯데상품권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사은 행사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