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9개 대학은 사업준비 순조
  • ▲ 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 김활란 박사 동상이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페인트칠 등으로 훼손된 채 방치되어 있다. ⓒ뉴데일리경제
    ▲ 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 김활란 박사 동상이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페인트칠 등으로 훼손된 채 방치되어 있다. ⓒ뉴데일리경제


    교육부 지원사업인 '평생교육 단과대학'과 관련해 이화여대 학생들이 학교 본관을 점거한 채 장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께 이화여대 등 4개 대학이 평단 사업에 추가됐고, 앞서 선정된 6개교 등 10개 학교가 해당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학교가 '돈벌이'에 나섰다며 평단 사업에 반발하고 있지만, 타 대학들의 경우 학생 간 이견 없이 사업 선정에 따른 관련 평생학습자 대상 전공 준비 등을 진행하고 있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2시부터 평단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이화여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농성이 닷새째 이어졌다. 이날 오전 일찍부터 학생들은 이화여대 본관에 진입하는 등 점거 장기화에 대비한 생수 등을 반입하면서 일부 참가자는 "밖에 경찰들이 있으니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점거 첫날 당시 학생, 졸업생 등 200여명은 평단 사업 선정에 따른 이화여대 '미래라이프대학' 신설과 관련한 대학평의원회의 학칙개정안 심의에 반대하며 농성을 벌였고 교수 및 직원 등 7명이 외부로 나오지 못했다.

    이후 건강 악화 등으로 교수, 직원 등 3명이 병원에 후송됐고 갇혀 있던 나머지 인원은 경찰 등이 투입된 학생 점거 46시간이 지나서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경찰 1천여명이 투입된 후 학생들은 대치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는 부상을 입어 현장에서 치료를 받거다 병원에 이송됐지만, 5일째가 지난 현재까지 점거농성은 이어지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화여대 미래라이프대학 신설을 반대하는 의미로 이대 초대 총장인 김활란 박사 동상에 계란을 던지고 페인트를 칠하며 강한 입장을 표시, 현재 학내 곳곳에는 이와 관련된 대자보 등이 무더기로 부착된 상태다.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대한 소통이 거부됐다며 학생들은 "이화여대 총장이 독단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여성학 산실인 이대가 여성특성화 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모순적이다. 130년 이화 역사, 30억원과 맞바꿀 수 없다"고 비난하는 등 최경희 총장과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평의원회에는 학생 대표도 참가하기 때문에 총학생회 등에 공유된다. 사업 신청 단계에서 선정 결과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간담회를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오해에 대한 부분을 설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 '평생교육 단관대학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이화여대 학생들이 1일 서울 서대문구 이대 본관에 진입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 '평생교육 단관대학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이화여대 학생들이 1일 서울 서대문구 이대 본관에 진입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이화여대 학생들이 거부하는 평단 사업은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을 졸업 후 3년 이상 재직자인 또는 만 30세 이상 성인 등에게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평생학습자 대상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전국 10개 대학이 참여한다.

    교육부 지원으로 1개교당 평균 30억원이 투입되는 평단 사업은 올해 5월 대구대 등 6개교가 이미 선정된 바 있으며 이화여대는 전체 선정교 중 유일한 여자대학이다.

    대립 양상이 심화된 이화여대 사태와 달리 평단 사업에 선정된 ▲대구대 ▲동국대 ▲명지대 ▲부경대 ▲서울과학기술대 ▲인하대 ▲제주대 ▲창원대 ▲한밭대 등 9개교는 이견 없이 신입생 모집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귀농지원, 창업 및 재취업, 산학협력 체제, 이주민 지원, 고졸 취업자 후진학 지원 등 다양한 학과를 운영할 계획이며 이화여대의 경우 뉴미디어·웰니스산업 전공 등 여성 특화영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동국대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 선취업 후진학 수요 증가 등 고등교육 변화에 대해 학생과 교수, 직원, 동문 등 11명이 구성된 평의회는 공감했다. 평생학습 수요자에게 고등교육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부분에 대해 평단 신설 안건이 최근 통과됐다"고 말했다.

    서울과기대는 "평단 사업에 대해 내부에서 학생 등 이견 없이 확정 후 잘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과 대화를 위한 창구를 얼여 놓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제주대 관계자는 "학내 설명회 등이 있었고 평단 사업에 대한 부분은 대학평의회에서 통과된 사항이다. 잡음은 전혀 없었다. 평생교육 학습자에 대한 고등교육 지원에 학생들이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라 보여지며 평단 사업 선정 후 이의도 제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구대, 창원대, 한밭대 등 다른 평단 사업 선정교들 역시 평생학습자에 대한 교육 기회 제공과 고등교육 수요에 대한 변화 대응 등에 대해 학내 구성원 간 이견이 없었다.

    반면 이화여대에서만 논란이 심화되 것으로 학생들은 최 총장 면담과 미래라이프대학 신설 계획 폐지 등을 요구하며 강경하게 맞선 상황이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잘못된 오해로 이러한 사태로 온 것에 안타깝다. 총장께서는 학생들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총장과 만남을 제안했는 데 회신이 없었다. 조속히 학내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