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이 대표 만두 브랜드 '비비고 왕교자'를 앞세워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하며 올해 매출 목표인 1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상반기에만 훌쩍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링크아즈텍 자료에 따르면 '비비고 왕교자'는 냉동 교자만두 시장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해태제과 '고향만두'를 제치고 1위에 등극한데 이어 점유율 격차를 지난해 14.4%에서 올 상반기 17.8%로 벌리며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
교자만두 뿐만 아니라 군만두, 물만두 등을 포함한 전체 냉동만두 시장에서도 CJ제일제당의 올 상반기 점유율은 39.6%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부동의 1위였던 해태제과는 당시 23.6%에서 올 상반기 17.5%로 떨어졌다. 사실상 CJ제일제당을 제외한 다른 업체의 만두 시장 점유율은 모두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최근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간편식 소비가 증가하고 집에서 가볍게 맥주를 즐기는 '홈술(Home+술)', '혼밥(혼자 먹는 밥)' 트렌드에 착안해 제품 차별화를 꾀하고 홍보에 대대적으로 힘을 쏟았다"면서 "다른 경쟁 업체들은 제품 혁신이나 아이디어 없이 현 수준에 머무르다가 뒤늦게 '비비고 왕교자'와 비슷한 제품을 쏟아냈지만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기엔 한 발 늦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홈술족이 늘며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안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에 착안해 여름철 맥주 안주의 대명사인 '치맥(치킨과 맥주)'을 대체할 메뉴로 '왕맥(비비고 왕교자+맥주)'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지난해 성시경과 소유를 모델로 왕맥 마케팅을 펼친 데 이어 올해는 방송인 전현무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을 모델로 한 '비비고 왕교자와 맥주의 환상궁합' TV광고를 방영하며 맥주 안주와 잘 어울리는 '비비고 왕교자'를 소개하는데 집중했다.
여름은 냉동만두 시장의 비수기로 꼽히지만 '비비고 왕교자'의 지난 7월 매출은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6월에 비해 오히려 17% 가량 증가한 97억원을 기록하며 '만두는 겨울철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
'비비고 왕교자'가 시판 만두의 상식을 깨는 맛과 품질로 차별화됐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은 고기와 야채를 갈아서 만두소를 만들던 관행을 버리고 고기, 야채 등을 손상시키지 않고 보존하면서 원물 그대로의 조직감과 육즙을 살려 씹었을 때 입안에서 가득 차는 풍부한 식감을 구현했다.
풍부한 원물감의 만두소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교자만두(13g)보다 크기를 훨씬 확대한 '왕교자' 타입(35g)으로 만들고 쫄깃한 만두피도 개발해 적용했다.
3000번 이상 반죽을 치대며 밀가루와 공기 입자가 밀착해 만두피를 더욱 쫄깃하게 만들고 이후 믹서기 안의 공기를 빼고 진공상태에서 반죽하는 과정을 통해 반죽 내의 수분이 고루 스며들어 촉촉함을 살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왕교자'의 인기가 실질적으로 전체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비비고 왕교자' 매출 목표를 1000억원으로 잡았는데 현재 추세로 보면 이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비비고 왕교자'의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이미 648억원을 넘겼다. -
CJ제일제당 측은 "비비고 왕교자 출시 이후 비슷한 왕교자 미투(metoo) 제품이 쏟아지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져 내부적으로 걱정이 컸던 게 사실"이라면서 "꾸준한 '왕맥' 마케팅과 제품 차별화가 '비비고 왕교자'의 인기 요인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냉동만두 전체 시장은 2012년 2928억원에서 지난해 3669억원으로 커졌으며 이중 냉동교자만두 시장은 2012년 970억원에서 지난해 1617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