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금고 유치 시 3~4년간 수 조원대 예산 맡아조례 변경, 농협 이탈 등 변수…대형은행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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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2월 31일자로 전국 69곳 자치단체의 금고 계약이 일제히 만료된다.

    이에 따라 시금고 유치를 위한 시중은행, 지방은행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올해 각 자치단체는 시금고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을 검토하고 있어 꼭 지방은행에게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경상북도를 비롯해 부산시, 광주시 등 굵직한 지방자치단체의 시금고 계약이 만료된다.

    이에 주요 단체장들은 이달 시금고 재지정을 위한 설명회 및 신청 접수를 받고 오는 10월경 금고 선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치단체의 시금고 선정에서 주요 관전 포인트는 시중은행의 역습이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을 마련하고 가이드라인을 전달한 상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올해 평가기준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30점) △자치단체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5점) △지역주민이용 편의성(18점) △금고업무 관리능력(19점) △지역사회기여 및 자치단체와 협력사업(9점) △기타사항(9점) 등이다.

    즉, 지방은행에 유리한 자역사회기여도 배점이 낮은 반면 은행의 건전성과 경영능력에 대한 배점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 광주시, 울산시 등은 행정자치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례를 개정하며 지방은행과 시중은행 간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

    올해 계약만료를 앞둔 금고 중 부산은행은 총 11곳, 대구은행 6곳, 광주은행 3곳, 경남·전북·기업은행이 각각 1곳이며 NH농협은행이 46곳으로 가장 많다.

    우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지역은 광주시, 부산시, 천안시를 꼽을 수 있다.

    광주시의 경우 광주시의회에 발의된 조례 개정안으로 인해 영업점포 수 규정을 광주 내에서 전국 영업망까지 확대했다. 해당 항목의 배점도 5점에서 6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반면 지역 중소기업의 대출실적은 5점에서 3점으로 낮췄다.

    제1금고를 맡아왔던 광주은행으로썬 불리한 조건이며 현재 제2금고를 맡고 있는 국민은행에겐 기회인 상황이다.

    부산시는 4년 전 제2금고 선정을 놓고 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이 붙어 국민은행이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NH농협은행이 선정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하며 부산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어 농협은행이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천안시는 내년부터는 시금고가 3금고 체제에서 2금고 체제로 축소 운영돼 시금고를 잡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현재 천안시 제1금고는 NH농협은행, 제2금고는 하나은행, 제3금고는 국민은행이 나눠 관리하고 있다.

    이밖에도 NH농협은행이 46곳의 시금고 수성에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와 시중은행이 이를 노리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조선·해운업에 대한 충당금으로 33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하반기 역시 충당금으로 8000억원을 더 쌓아야 되는 만큼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

    따라서 가장 배점이 큰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