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간부급 기장 61명 퇴직… 내년 개통 원강선에 77명 필요최근 석 달간 간부급 인력도 대거 빠져
  • ▲ KTX산천.ⓒ연합뉴스
    ▲ KTX산천.ⓒ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공들여 육성한 KTX 기장이 연말 개통 예정인 수서발 고속철도(SRT)로 옮기는 등 이직이 크게 늘어 인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최근 3개월간 이직자 중 상당수가 코레일의 간부급 핵심 인력이어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 KTX 기장(간부급) 18명이 SRT 운영사인 ㈜SR로 이직했다. 올해도 6월까지 43명이 정년이 아닌데도 퇴직했다.

    설상가상 코레일은 내년 말 원주~강릉 고속철도(원강선)를 개통할 예정이다. 원강선에는 77명의 신규 KTX 기장이 필요하다. 최 의원은 "6월 퇴직자 중 일부가 수서고속철 등으로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SR은 다음 달 말 SRT 기장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KTX 기장 인력 수급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고속철 기장 육성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일반기관사 중 요건을 갖춘 사람을 선발해 이론·실기교육을 4개월간 진행하고 시험에 합격하면 면허를 준다. 면허취득자는 200시간, 1만㎞ 운행 실무수습을 거쳐야 KTX 기장으로 발령받는다. 교육비는 1인당 950만원이 든다.

    하지만 현재 코레일의 고속면허 취득자 72명 중 29명이 아직 실무수습을 마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은 "코레일 자체감사에서 실무수습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게 육성된 인력이 수서고속철도로 이적한다면 코레일은 이적한 기장에게 들어간 매몰 비용에 신규 인력 교육비까지 상당한 손실을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전현희 의원도 최근 3개월간 코레일 핵심 인력의 엑소더스(대이탈) 현상이 포착됐다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명예퇴직 등 자발적 퇴직자는 2013년 126명, 2014년 157명, 지난해 227명으로 총 510명이다. 평균 자발적 퇴직자 비율은 17%였다. 그러나 올해 6~8월 자발적 퇴직자는 87명으로 비율로 따지면 89.7%에 해당한다. 정년퇴직을 포함한 전체 퇴직자 10명 중 1.7명이 자발적으로 퇴직했던 과거와 달리 올 들어 최근 3개월 동안에는 10명 중 9명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뒀다는 얘기다.

    전 의원은 "지난 6월 1급 임직원과 상임이사가 자발적 퇴직 후 각각 ㈜아이파크몰과 롯데역사㈜로 자리를 옮기고 7월에도 1급 임직원이 수원애경역사㈜로 재취업했다"며 "최근 3개월간 자발적 퇴직자 중 2급 이상 고위직이 43.7%, 공사의 허리 역할을 하는 차·과장급이 41.4%를 차지할 만큼 핵심인력 이탈(85.1%)이 심각하다는 게 문제"라고 역설했다.

    전 의원은 "임금피크제 도입과 김영란법 시행으로 말미암아 기업에서 퇴직관료를 통한 인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공공기관 핵심인력이 이탈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공공기관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만큼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