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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만 보면 사실상 ’만병통치약‘이에요.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사봤지만 사실 잘 모르겠어요"
최근 감기, 몸살 등 잔병치레가 많아진 남모(32)씨는 건강 증진을 위해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고르던 중 고개를 갸우뚱했다. 제품마다 ‘장 건강’, ‘면역력 강화’, ’피부미용‘, ’피로회복‘ 등 다양한 효능을 광고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정보를 찾긴 어려웠던 것.
프로바이오틱스는 장(腸) 속에 서식하면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유익한 균이다. 최근 TV광고, 방송 등을 통해 프로바이오틱스의 유용성이 주목받게 되면서 프로바이오틱스를 챙겨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소비가 급증하고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반면 정확한 효능이나 부작용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프로바이오틱스가 급성장염, 식중독 등에 의해 장 건강이 망가진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나 건강한 사람까지 유익한 효과를 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연구팀은 “장이 건강한 사람에게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이 지난 5월 프로바이오틱스의 유용성을 입증하기 위해 기존에 발표됐던 연구 7개를 분석했더니 단 1개의 자료만이 장 환경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는 변화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국내 전문가들의 입장도 덴마크 연구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직까지 프로바이오틱스의 유용성을 입증할만한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김성은 이대목동병원 위대장센터 교수는 “일반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장이 건강한 사람에게 권하지 않는다”며 “비용대비 효과를 고려했을 때 큰 개선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양현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장이 건강한 사람이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배변활동을 원활히 하는 정도의 도움을 얻을 뿐”이라며 “오히려 면역력이 약하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제품을 이루는 균이 다 다르므로 특정 균이 어떤 유해성을 가질지 아직 모두 밝혀지지 않았다는 게 김양현 교수의 의견이다. 과거 유산균의 일종으로 복용한 ‘엔테로코쿠스균’의 경우 항생제 내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져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에 사용되는 것이 금지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도 프로바이오틱스 유해 사례 논문 166건을 분석한 결과, 프로바이오틱스는 정상인에게서 복통, 설사, 복부팽만 등의 이상 반응이 보고돼 복용 시 주치의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