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증시 약세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영향보다는 미국 대선 주자 트럼프의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코스피 낙폭이 다른 주요국의 증시 하락폭에 비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코스피는 1,997.58로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1차 대국민 사과(10월25일)가 있기 하루 전날(2,047.74)보다 2.45% 하락했다.
하락폭은 같은 기간 주요 20개국(G20) 증시의 대표 지수 중 11번째 수준으로 중간치였다.
해당 기간 동안 터키는 5.32% 하락해 지수가 가장 많이 떨어졌고, 이탈리아·아르헨티나 각각 3.29%, 러시아 3%, 호주 2.88% 순이었다.
독일(-2.83%), EU(-2.73%), 남아공(-2.67%), 영국(-2.57%), 인도(-2.56%)도 한국보다 낙폭이 컸다.
한국보다 지수 하락폭이 작은 나라는 프랑스(-2.01%), 캐나다(-1.81%), 멕시코(-0.79%), 인도네시아(-0.64%), 일본(-0.33%), 브라질(-0.01%) 등 6곳이었다.
지수가 상승한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6.91%), 미국(0.20%), 중국(0.16%) 등 3곳 뿐이었다.
이처럼 타국에 비해 한국의 지수 낙폭이 크지 않아 이번 최순실 사태로 인한 국정 혼란이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만일 이번 사태가 증시에 큰 영향을 줬다면 다른 나라보다 한국 증시의 낙폭이 더 커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직접 영향을 주는 변수가 아니어서 투자심리 큰 충격을 주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증시 악영향의 주요 원인으로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을 꼽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국정 혼란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에도 코스피는 수년간 박스권에서 움직여온 만큼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낙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