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전실 해체 관련 "사전 논의 없어,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웨어러블 로봇 시대' 강의 청취…"청문회, 기업 할 맛 안난다" 회의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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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조사 청문회가 열린 다음날, 삼성그룹 사장단은 무거운 표정으로 서초사옥으로 모였다. 대부분의 사장들이 침묵을 지켰지만 간혹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7일 삼성 수요 사장단회의가 서초사옥에서 열렸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매주 수요일 오전 서초사옥에서 진행된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창수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의 '현실로 다가오는 웨어러블 로봇 시대'를 주제로 한 강의가 열렸다.분위기는 무거웠다. 밤 11시까지 이어진 청문회는 사실상 '삼성 청문회'로 진행됐고, 모든 질타와 의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로 향했다.이 부회장은 수 차례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고 의혹을 받고 있는 미전실에 대해 해체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르·K스포츠 재단에 불법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전경련에 대해 탈퇴하겠다는 초강수를 내놓기도 했다. 또 회사 발전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경영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며 검찰 및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을 다짐했다.삼성 사장단은 청문회를 본 소감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룹 총수의 발언에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했던 김종중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은 청문회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어제 말한 것도 없다"고 말했고,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침묵으로 답했다.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기업인으로 회의감을 드러냈다. 청문회에 대해선 "다 보진 못했지만 기업할 맛이 안난다"며 "기업하는 사람들이 혼나 차분하고 숙연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이밖에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박학규 삼성 미래전략실 부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김석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홍원표 삼성SDS 사장,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등이 수요 사장단회의에 참석했지만 침묵했다.한편 삼성 내부에서는 미전실 해체를 선언한 이 부회장의 발언이 계획에 없던 깜짝 발언이라는 반응이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이 부회장의 미전실 해체 발언에 대해 "(사전에 논의됐던 것이) 아니다"라며 "구체적으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업계에서는 미전실이 해체 수순에 돌입하며 인력과 기능을 계열사로 분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될 경우 미전실의 역할은 삼성전자로 이관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