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한화·한진, 전경련 해체 '반대' 언제까지 고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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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부 그룹 총수들이 지난 6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전경련 탈퇴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뉴데일리

  
  

지난 6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전경련 해체(탈퇴)에 반대 의사를 밝힌 롯데·한화·한진그룹 등이 아직 그 생각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기업들은 하나같이 탈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경련 자체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입을 모으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아직 일부 대기업들이 전경련 탈퇴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전경련 해체를 반대하면 손을 들어 달라'는 요청에 제일 먼저 손을들어 의사 표시를 했던 롯데는 "반대 뜻은 변함이 없다"며 흔들림 없는 입장을 드러냈다. 

롯데는 전경련이 국가 경제 발전에 커다한 영향을 미쳤던 만큼 긍정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존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입장을 밝힌 부분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서 "전경련의 긍정적인 면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확하게 반대 의사를 밝힌 한화그룹도 전경련 탈퇴가 의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청문회에서 밝힌 부분에 대해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회장의 뜻이 곧 그룹의 뜻으로 보면 된다"고 짧게 말했다. 

한진그룹 역시 조양호 회장이 청문회에서 밝힌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 기업들은 하나같이 탈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경련 자체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전경련이 최순실 게이트로 정경유착 등 역기능만 강조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순기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전경련이 산업 정책 연구와 제안을 통해 경제 활동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라며 "전경련을 당장 해체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인들이 활동하는 것에 대해 제약을 둬서는 안된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도 충실하게 이행했다"며 "국민 경제 발전에 그 어떤 단체보다 앞장서서 활동해 왔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1961년 민간경제인들의 자발적 의지에 의해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국내 최대의 순수 민간종합경제단체다. 자유시장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올바른 경제정책을 구현하고 우리 경제의 국제화를 촉진하는 데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 외국자본을 도입해 사업을 키우고 기업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경제 발전의 활력소 역할을 해 왔다. 아울러 자유시장 경제 창달과 국민 경제의 발전이라는 설립 취지에도 잘 부합하는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당장 삼성이 전경련 탈퇴를 예고하면서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반대 의사를 밝혔던 기업들이 언제까지 입장을 고수할 지는 미지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빠진 전경련은 앙꼬 빠진 찐빵과 같다"라며 "시간이 흐르면서 반대를 했던 여타 기업들도 하나 둘씩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