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부문이 견인… GS·대림도 22~25% '점프'"신규분양 확대, 향후 2년간 매출성장성 확보"
  • ▲ 현대건설이 지난달 선보인 '힐스테이트 호매실' 견본주택. ⓒ연합뉴스
    ▲ 현대건설이 지난달 선보인 '힐스테이트 호매실' 견본주택. ⓒ연합뉴스


    2016년 한 해 동안 얼어붙은 건설경기에도 대형건설사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지는 저유가로 해외 신규수주는 급감했지만, 국내 주택공급 실적이 전체 주가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올 들어 주가가 30% 이상 뛰었으며 GS건설과 대림산업도 20% 이상 증가했다.

    3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현대건설 주가는 2만8550원에서 4만2800원(이하 29일 종가 기준)으로 33.2% 올랐다. 이는 상장 대형건설사 중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 해외 신규수주는 다소 부진했지만, 국내 주택부문 매출증가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3분기 기준 건축·주택 부문 매출액은 모두 4조55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3조2028억원에 비해 21.0% 늘어났으며,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3.4%에서 29.7%로 6.2%p 증가했다.

    이 같은 국내 매출실적은 내년에도 현대건설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매출이 현대건설의 2017년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며 "매출은 별도 기준 올해 2조8000억원에서 내년 3조6000억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분양 물량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자체사업 비중이 늘어나면서 양호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택시장에서 소위 '메이저 브랜드'로 분류되는 '자이'와 'e편한세상'을 보유한 GS건설과 대림산업 역시 국내 건축·주택 부문 실적이 주가상승에 기여했다.

    GS건설 주가는 올 들어 1만9750원에서 2만6500원으로 25.4% 상승했고, 대림산업의 경우 6만7100원에서 8만7100원으로 22.9% 올랐다.

    이들 역시 현대건설과 마찬가지로 국내 건축·주택 부문 매출이 GS건설 44.7%(1조4322억→2조5912억원), 대림산업 41.6%(1조7624억→3조217억원)로 각각 증가했다.

    A증권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는 "GS건설의 경우 신규 주택 공급이 늘어나면서 주택 매출이 이익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대림산업 역시 지난해부터 2년간 사상 최대 분양 물량 공급으로 주택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세가 크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건설사들의 매출저하 역시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주택경기 호황으로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열매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신규분양 확대로 향후 2년간 주택 매출 성장성은 이미 확보했다"며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책 발표로 신규분양 속도는 조절됐지만, 아파트 가격 급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김세련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다면 초기 분양률이 떨어지거나 분양 속도가 더뎌질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분양 후 미입주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낮아지기 때문에 전반적인 손익구조의 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거래소가 올 들어 29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전체 주가등락률을 집계한 결과 올해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종목과 최대 폭으로 하락한 종목 모두 건설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능력펵사 117위인 성지건설은 올해 거래 첫 날인 1월4일 436원에서 12월29일 1940원으로 344.9% 급등했다. 성지건설은 지난 4월 매각 관련 이슈가 나오면서 본격적인 급등세를 탔다. 당시 매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20% 가까이 뛰었고, 6거래일 동안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을 부추겼다. 성지건설은 현재 기존 건설사업 외에 바이오·제약 사업을 추진 중이다. 10월에는 의료기기 수출업체를 흡수합병했고, 11월에는 중국 의약기업과 신양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반해 삼부토건은 같은 기간 10만4125원에서 5290원으로 95% 가까이 떨어지면서 올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삼부토건은 올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감자와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뒤 1년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2월 회생계획 인가 결정을 받았지만,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41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올해 3분기까지도 306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전직 임원의 배임혐의 공소제기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히면서 당일 주가는 4.42%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