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정보통신전력위원회서 방송권역 통합 2020년 결정키로'SKT-LGU+', 인수합병 추진시 또 불허날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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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이통사들이 올해 '통신·방송 M&A'로 콘텐츠 사업에 활력을 찾는다는 방침이지만, 미래창조과학부가 최근 케이블방송 사업권역 폐지를 미루면서 '인수합병 속도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7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시장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불허 이유를 케이블방송 사업권역으로 들었다.

    사실상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는 권역이 너무 많아진다는 논린데, 이번 케이블방송 권역 유지에 올해 또 다른 인수합병 심사에서도 이 같은 논리가 그대로 적용될 지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최근 제8차 정보통신전력위원회를 열고 케이블TV 방송권역 통합시기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의 디지털 전환이 마무리되는 2020년에 결정하기로 유보했다.

    당초 미래부는 케이블TV 방송권역제 개편을 앞두고 '방송권역 폐지'에 가닥을 잡는듯 했지만, 케이블TV 업계의 심한 반대에 부딪쳐 한발 물러선 절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사들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모양새다.

    케이블방송의 78개 사업권역이 유지되면 앞으로 공정위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결합을 불허한 논리를 앞세워 또 다른 인수합병 심사에서도 이 같은 논리를 그대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방송통신 융합 흐름 속 케이블TV와의 결합에 전사적 준비를 기울여온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까 '노심초사'한 모습이다.

    실제 최근 SK그룹은 정기 인사에서 인수합병 '통'으로 불리던 박정호 전 SK(주) C&C 사장을 SK텔레콤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이는 지난해 실패로 돌아갔던 케이블TV와의 인수합병을 올해는 꼭 성공시키겠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속내가 포함된 인사로 풀이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인사에서 이형희 SK텔레콤 총괄(부사장)이 SK브로드밴드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역시 지난해 9월 "국회 논의 중인 통합방송법이 확정되면 확실한 소통과 절차를 거쳐 케이블TV 사업자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며, 현재 여러 케이블업체들과 인수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방송권역제 폐지 유보에 올해엔 방송통신 융합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료방송업계에서 실현가능성이 높은 인수합병 시나리오는 인터넷방송(IPTV)사업자가 케이블방송을 인수합병하는 것"이라며 "케이블방송의 사업권역이 유지될 경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이 무산된 것처럼 인수합병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 속 한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한 합산규제로 M&A를 할 수 없는 KT는 이번 정부 정책을 반기는 분위기다.

    2018년 3월까지의 한시 조항인 합산규제가 사라지면 KT도 케이블TV 업체 인수에 나설 수 있으나, 그 전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영양가 높은 매물을 쓸어담는 걸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KT는 경쟁사인 SK텔레콤에 유료방송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지속적으로 케이블TV 방송권역 폐지에 반대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부의 결정으로 그동안 케이블TV 권역제 폐지를 반대해온 KT가 원하는 방향대로 된 셈"이라며 "현재 조선, 철강, 자동차, 건설 등 거의 모든 산업이 중국에게 따라잡힌 상황에서 이번 권역제 폐지 결정 유보로 통신 분야마저 뒤쳐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