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방송통신시장, 시너지를 위한 M&A 바람 [신피터경섭 미국 변호사]
  •  미국, 유럽, 일본 등 '소비자 편익- 공공 이익' 위해 규제 없이 허가

  • ▲ 신피터경섭 미국 변호사 [뉴데일리DB]ⓒ
    ▲ 신피터경섭 미국 변호사 [뉴데일리DB]ⓒ

    최근 SK텔레콤 - CJ헬로비전의 M&A 문제를 놓고 방송통신시장이 시끌시끌 하다.

    해당 기업들은 물론 '연합회' 탈을 쓴 반대세력들의 원색적 비난과 발목잡기도 극에 달하는 양상이다. 경쟁사들의 비판광고 게재는 물론, 일부 시민단체들도 산업 전체의 공생 및 활성화를 위한 발전적 대안 제시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주장만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진보적 성향의 시민단체의 움직임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떻게 보면 SKT와 CJHV 합병 이슈가 산업 및 소비자를 위한 논의가 아닌, 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정치적 명분'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경쟁사 노조까지 섞여 한 목소리를 내면서 反시장, 反자본주의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업자의 유료방송사업자 인수합병은 시대적 흐름이자 글로벌 추세이다. 지난 1996년 미국의 통신법 개정 이후 유럽과 일본 역시 별다른 규제 없이 합병을 승인하고 있다.

    방송과 초고속인터넷 등 결합상품 경쟁 증대에 따른 가격인하 촉진으로, 소비자 편익과 공공 이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인수합병을 허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통신-방송 간 M&A를 통해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완료했고, 융합 서비스를 위한 생태계 토대 마련했다. 미국 통신사 'AT&T'는 지난 2004년 5월 위성방송사업자 'DIRECTV' 인수를 통해 AT&T의 모바일·인터넷 서비스와 DIRECTV의 영상콘텐츠 플랫폼과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했다.

  • ▲ 전 세계 통신·방송 이종 간 M&A 허가 사례ⓒ
    ▲ 전 세계 통신·방송 이종 간 M&A 허가 사례ⓒ

  • ▲ 전 세계 통신·방송 이종 간 M&A 허가 사례ⓒ

    유럽 역시 통신/방송 기업 간의 활발한 M&A를 통해 새로운 성장모델을 창출했다. 스페인 통신기업 'Telefonica'는 위성방송사업자 Canal Plus를 인수했으며, 프랑스 케이블사업자인 Numeri-cable 역시 자국 통신기업 SFR을 인수했다.

    영국 이통사인 'Vodafone'도 최근 유럽내 케이블TV사업자 'Liberty Global'와 인수합병을 진행했고, 일본 역시 2위 이통사 'KDDI'가 1위 케이블TV사업자 'J:COM'을 인수한 바 있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은 글로벌 수치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해외 통신·방송 기업 M&A 경우, 총 22건 중 14건이 승인됐고, 4건은 현재 진행 중이며, 일부 4건은 불허됐다. 불허된 것에는 통신-통신, 케이블-케이블간 M&A고, 통신-방송 융합은 전세계에서 모두 승인되는 추세다.

    이는 글로벌 ICT 기업과의 경쟁을 위한 통신-방송 간 융복합은 이미 필수 사항이 됐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컴캐스트'와 '타임워너케이블(TWC)' 사례는 '통신-방송'이 아닌 '방송-방송'간 합병이었고, 방송보다는 초고속인터넷 경쟁제한성(25Mbps 이상 영역에서 M/S 56.8%)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초고속 시장의 투자 감소로 인한 OTT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데다 불허를 한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이 자진 철회를 했던 사례다. 

  • ▲ 전 세계 통신·방송 기업 M&A 사례 (전체)ⓒ
    ▲ 전 세계 통신·방송 기업 M&A 사례 (전체)ⓒ


    '통신-통신' 간의 합병 3건도 경쟁제한성보다는 정부 정책, 주파수 등의 이슈로 자진 철회한 것이지 정부가 나서 규제한 사례는 아니다.

    현재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진출로 국내 미디어 환경은 글로벌 경쟁 환경에 노출됐으나, 이에 대한 시의 적절한 대응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이 국내미디어 시장을 잠식 중이며,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진출 및 중국계 자본의 투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SKT-CJ헬로비전 M&A는 국내 미디어 융합 시대를 여는 신호탄으로, 향후 유료방송시장 개편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융합을 통해 ICT Player들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공진화(共進化)' 촉발은 물론, 망 고도화 및 투자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번 융합은 디지털 전환 등 미디어 산업 혁신이 가속화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날로그 방식의 질 낮은 저가 경쟁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진화된 미디어 서비스 형태로 산업발전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신피터경섭 미국 변호사 [법무법인 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