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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후 첫 명절인 올해 설, 홍삼과 가공식품 등의 선물세트 판매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김영란법' 영향으로 올해 설, 5만원 이하 실속 선물세트를 찾는 고객이 늘면서 해당 제품 매출도 크게 신장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년과 비슷한 추이를 보여 특수를 누리지는 못했다.
홍삼을 주력으로 하는 KGC인삼공사 '정관장'은 '김영란법'에 대비해 올해 설 처음으로 5만원 이하 제품을 선보였다. 총 29종의 선물세트 중 5만원 이하 제품 7종을 내놨지만 지난 30일까지 5만원 이하 제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에 그쳤다.
정관장 관계자는 "올해 소비자들의 니즈에 따라 처음으로 5만원 이하 명절 선물을 선보였다"며 "설 행사 매출 집계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을 확인할수는 없지만 5만원 이상 선물세트 판매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관장은 올해 설 선물세트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약 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관장 측은 "설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보여 김영란법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홍삼과 같은 건강기능식품은 대부분 5만원 이상이기 때문에 기존 고객들이 전과 비슷하게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정관장은 설 선물세트 판매 행사가 종료되는 2월 3일 실적을 본 뒤 올 추석 선물세트 구성에 참고한다는 계획이다.
가공식품 업계는 대부분 1만~3만원대 제품이 주력인만큼 '김영란법' 이후 설 선물세트 매출에 큰 변화는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자 심리 위축까지 더해지면서 전체 선물세트 시장 자체가 다소 부진했다는데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설 선물세트 중 5만원 이하 선물세트 품목 수를 전체의 93%로 구성했으며 이중 5만원 이하 선물세트의 매출 비중은 92% 가량으로 집계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가공식품 선물세트의 주력 가격대는 5만원대 이하이기 때문에 5만원 이상의 선물세트에 대한 판매 추이에는 큰 변화없이 예년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올해 설 선물세트를 1만~2만원대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90% 이상을 5만원 이하 제품으로 구성했다. 설 선물세트 판매량 집계는 아직 안된 상황이지만 판매 실적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오뚜기 측은 "김영란법 이후 납품업체 쪽에서 4만원 후반대 선물세트에 대한 요청이 많았다"며 "올해 추석부터는 4만원 후반대 제품을 선물세트로 새롭게 구성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대상과 샘표, 동원F&B 등도 5만원 이하 선물세트 구성을 전년에 비해 늘렸지만 매출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전체적으로 5만원 이하 선물세트 구성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대와는 달리 해당 제품 매출이 확 늘지는 않았다"며 "소비자가 5만원 이하의 중저가 매출 비중이 높은 가공식품 선물세트는 전년 대비 소폭 신장했지만 5만원 이상인 청과, 정육 선물세트는 역신장 폭이 두자릿수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인만큼 정확한 판매 실적과 소비자 구매 추이를 확인해봐야겠지만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올 추석에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업체에서도 김영란법에 대비한 선물세트를 더욱 다양하게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설 선물세트 5만원 이하 제품 구성비는 CJ제일제당 92%, 동원F&B 95%, 오뚜기 90%, 대상 88%, 샘표 90%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