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물가 높아 소비심리 회복 지연4분기 외식산업경기전망지수 83.65로 전년보다 낮아주점업 등 특수 기대 어려워
  • ▲ '면플레이션'(면과 인플레이션 합성어·면 물가 상승)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서울 지역 자장면과 칼국수값이 또 올랐다.ⓒ연합뉴스
    ▲ '면플레이션'(면과 인플레이션 합성어·면 물가 상승)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서울 지역 자장면과 칼국수값이 또 올랐다.ⓒ연합뉴스
    고물가, 고금리 등 하반기 내수를 제약했던 요인이 서서히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외식업의 경우 일부 업장을 제외하고서는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전히 높은 체감물가로 인해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한국외식산업협회에 따르면 4분기 외식산업경기전망지수는 83.65로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 대비 0.5포인트 가량 올랐지만 2023년 4분기 83.85보다 낮은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식재료 원가 전망지수가 127.32로 3분기 124.97보다 2.34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미래 고용전망지수는 97.88로 전분기 대비 0.2포인트 가량 낮게 전망됐다. 임시 및 일용직 근로자 중심 고용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외식산업 경기회복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어 외식업 고용시장의 완전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음식점 업종별로는 중식 음식점, 기관 구내식당, 치킨 전문점, 비알코올 음료점 등의 경기전망지수가 모두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식 음식점업은 고물가 상황에서 짬뽕, 짜장면 등 메뉴 가격이 타 업종 대비 크게 상승하면서 타 업종 대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소비자가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중 자장면 가격은 9월 7308원에서 10월 7385원으로 77원(1.05%)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평균 외식물가 지수는 120.74로 10년 전인 2014년(87.96) 대비 37.3% 상승했다.

    기관 구내식당업은 저렴한 메뉴 가격에 대한 수요로 전체 외식산업 중 상위권 수준의 지수를 보여왔지만, 4분기 전망지수는 95.49로 2분기 100.34, 3분기 98.67에 이어 또다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2년 2분기 이후 하위권 수준의 지수의 보이던 치킨 전문점업은 올해부터 중위권 수준 지수를 보이고 있으나, 치킨 가맹점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경영상황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알코올 음료점업의 경우 2분기부터 지속적으로 경기전망지수가 하락했다. 특히 커피전문점의 경우 저가 커피전문점 수가 늘며 매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경기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편 한식 음식점, 피자·햄버거·샌드위치 및 유사음식점, 김밥 및 기타 간이음식점, 주점업 등의 경기전망지수는 전분기 대비 다소 호전적으로 전망됐다. 

    연말 특수와 가장 관련 있는 업종인 주점업의 경우 경기전망지수가 79.83으로 집계됐는데, 3분기 78.23보다 소폭 지수 상승이 전망됐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연말 모임과 회식이 줄어든 관계로 완전한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서울대 김난도 교수팀이 매년 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에서는 2025년를 상징할 키워드 중 하나로 '아보하' 라는 신조어를 제시했다"며 "'아보하'는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뜻으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의 '소확행'을 대체할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소확행'이 스몰 럭셔리를 소비하는 문화로 이어지며 보여주기식의 경쟁적인 소비로 나타남에 따라, 정신적으로 지친 대중들 사이에서 이제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무난하고 일상적인 하루하루를 보내고자 하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더 이상 나빠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빠르게 살아나지도 않는 전반적으로 밋밋한 내수 분위기가 2025년을 바라보는 지배적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