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건설 등 수주 상위 10곳 절반이 중견사수익성·입찰담합 의혹 등으로 대형사 수주 감소
  • ▲ 계룡건설이 시공 중인 이천~충주 철도건설 제1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 현장. ⓒ계룡건설
    ▲ 계룡건설이 시공 중인 이천~충주 철도건설 제1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 현장. ⓒ계룡건설


    지난해 공공공사 수주실적을 살펴보면 중견 및 중소건설사 약진만큼이나 대형건설사 부진이 눈에 띈다. 수익성이 보장된 공사에만 선별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앞서 일부 대형건설사들 간의 입찰가격 담합 혐의 등으로 홍역을 치르면서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술형입찰과 300억원 이하 적격공사 및 종합심사제를 기준으로 한 공공입찰 수주 실적에서 시공능력평가 17위의 계룡건설이 8889억원의 실적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2015년 10위에서 1년 새 1위로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계룡뿐만 아니라 △한화건설(11위, 이하 시평순위) 3위 △금호산업(15위) 4위 △태영건설(19위) 5위 △코오롱글로벌(20위) 9위 △일성건설(76위) 12위 △한일건설 (88위) 14위 △한양(22위) 15위 △우미건설(36위) 21위 △대보건설(47위) 22위 △두산건설(16위) 26위 등 중견·중소건설사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주택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시키거나 주택 및 해외공사보다 비교적 안정성이 보장된 공공공사를 강화해 외형 확장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노린 것"이라며 "공공건설시장의 수익성 개선 등 여러 여건들이 개선되기 전까지 상당기간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시평 10위 내의 대형건설사들의 수주는 크게 줄어들었다.

    현대건설이 유일하게 6000억원대 수주로 2위에 오르며 체면치레를 한 가운데 포스코건설(6위), 대우건설(7위), 대림산업(8위), SK건설(10위), 현대산업개발(17위), GS건설(27위) 등은 순위가 대체로 후퇴했다.

    이는 공공공사의 수익성 문제로 일부 대형사들이 공공공사 입찰 참여를 자제하고 수익성이 보장된 공사에만 선별적으로 참여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기존 위형 위주의 영업방식에서 수익성 중심의 새로운 먹거리 개척에 집중하는 것으로 영업전략을 변화했으며 이 같은 영업전략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영업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K건설의 울산석유비축기지 공사는 최저가 입찰임에도 원가율이 80%대로서 수익성이 담보된 프로젝트다. 또 대우건설이 10월에 수주한 과천정보지식타운 프로젝트의 경우 패키지형 민간참여 공공택지지구로, 대표적인 공공과 민간 간의 융복합 프로젝트이며 GS건설이 6월 수주한 김포한강 1호 프로젝트는 설계공모형 주택개발리츠로 기획제안형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다.

    일부 건설사들의 입찰가격 담합 문제 등으로 업계 전체가 주홍글씨를 세기는 등 홍역을 앓은 것도 한 몫했다. 대형건설 C사 관계자는 "공공공사의 경우 수익성보다는 인력 운용이나 상징성 때문에 부득이하게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럼에도 클레임도 과도하고, 입찰담합 의혹이 항상 따라붙기 때문에 보수적인 수주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건설협회 조사 결과 전체 1만1000여개 회원사 가운데 3분의 1 이상인 4100여개사가 지난해 공공공사를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 사이 공공수주가 한 건도 없는 무계약 업체는 2011년 3600개사에서 매년 평균 100개사가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정부의 SOC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바뀐 공공입찰제도 하에서 적정비용에 입찰이 이뤄지지 않아 수익성이 떨어지다보니 업계에서 참여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에 따른 입찰 지연이나 유찰 등도 공공수주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