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감사원-국회- 내부 감사에 직원 사기 바닥
  • ▲ 구속수감중인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왼쪽)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연합
    ▲ 구속수감중인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왼쪽)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연합

     

    문형표 이사장의 구속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3대 연금의 하나로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에는 최근 투자 상담을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문의가 뚝 끊겼다. 국내는 물론 해외 주요 사모펀드 경영진과 투자처와의 미팅 일정을 찾아볼 수 없다.


    국민연금 투자의 심장격인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부터 50여명의 직원이 사표를 쓰고 본부를 떠났다. 현재 재직 중인 직원은 233명으로 정원의 85%를 밑돌고 있다.  기금본부 발 '엑소더스' 아직 진행형이다. 오는 25일 전주 이전을 앞두고 추가로 20~30여명이 이탈할 것으로 알려졌다.

    뒤숭숭한 분위기는 기강 해이로 이어져 최근 공단 감사실 퇴직예정자 3명이내부 정보를 빼돌리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감사원, 국회, 내부 감사까지 겪으면서 남은 직원들의 사기도 바닥 수준으로 사실상의 업무 마비 사태 마저 초래되고 있다.

    550조의 투자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은 당장 계획된 투자 일정을 꾸리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증권사, 자산운용사, 사모펀드(PEF) 등은 아예 다음달 이후 국민연금과의 회의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 인력이 엑소더스 상황에서 무슨 협상을 할수 있겠는가” 라며 “사실상 부서의 의사결정이 올스톱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의결권전문위원도 9명 중 5명이 공석인 채로 방치되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위기는 곧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관련(투자) 분야경력자를 뽑아야 하기 때문에 인력충원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며 “면접을 진행을 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 금융권의 뛰어난 인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으로 직원들의 동요가 심한상태”라며“ 경험자들이 대거 빠져나가 후임자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앞으로 서울에 있는 금융회사와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