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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기사회생했다. 총 5차례로 나눠 진행된 사채권자집회가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되면서다. 다시 한번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 대우조선은 이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나아갈 일만 남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2조90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지원받게 된 대우조선해양은 향후 차질 없는 선박 건조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을 계획대로 인도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빅3 중 가장 많은 수주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 확보하고 있는 물량을 계획된 시기에 인도를 한다면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일은 없다는 얘기다.
지난 3월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106척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0여척이 고부가가치선박인 LNG선 또는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가 차지하고 있다. 인도 연기 가능성이 있는 해양플랜트 물량은 10척 미만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 개인투자자들을 설득하는데 대우조선은 수주잔량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이 물량을 계획대로 인도하면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는데 문제없다는 점을 재차 알리면서 채무조정에 동의를 구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말을 바꾸면서까지 추가 지원을 하게 된 배경에도 대우조선의 수주잔량이 큰 역할을 했다. 따라서 대우조선은 신규 수주에 주력하는 한편 선박 건조에도 크게 신경쓸 것으로 예상된다.
채무조정안이 통과된 후 정성립 사장이 첫 행선지로 거제 옥포조선소를 선택했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성립 사장은 이날 이른 새벽 거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채권자들을 설득하느라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함과 동시에 옥포조선소 작업현황을 직접 챙기기 위해서다.
추가 자금 지원으로 선박 건조에 매진할 수 있는 대우조선은 이를 바탕으로 신규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다만 예전과 같이 건조능력을 벗어난 수주, 모든 부담을 떠안게 되는 계약 방식 등은 지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사실 수주된 물량을 계획대로 인도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며 "최근 몇 년간 해양플랜트 물량 인도가 지연되면서 이러한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우조선이 가진 수주잔량 중 해양플랜트 물량은 채 10%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에 따라 (해양 플랜트) 인도가 지연된다 하더라도 크게 부담이 되진 않는다. 채무조정안 가결로 부담을 덜어낸 만큼 신규수주 확대와 차질 없는 건조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