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블로썸파크 연구원 박수 속 4년만에 그룹 공식행사 참석건강 완전히 호전된 모습은 아니지만 '건재함' 과시
  • ▲ CJ블로썸파크 개관식 참석으로 경영복귀를 알린 이재현 CJ 회장이 연구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데일리
    ▲ CJ블로썸파크 개관식 참석으로 경영복귀를 알린 이재현 CJ 회장이 연구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데일리

     

    며칠 사이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외투를 꺼내 입었던 게 무색하게도 지난 17일 날씨는 무척이나 맑고 따뜻했다. 선선한 바람까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복귀를 반기는 듯 했다.


    이날 아침 수원 광교 'CJ블로썸파크' 입구는 개관 이후 처음으로 취재진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4년간의 공백을 깨고 그룹 공식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하는 이재현 회장을 보기 위해서다.


    2013년 구속 이후 이 회장의 모습은 날로 초췌해졌다. 구속 전까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는 걸 꺼렸던 그였기에 구속 이후 악화된 건강과 마음고생이 외모에 고스란히 녹아들었기 때문 아닐까.


    선천적인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투스와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이 회장은 당시 앙상한 다리와 50kg도 되지 않는 몸무게로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더했다.


    2015년 형이 확정 될때까지 재판 방청을 함께 했던 기자로서, 이 회장의 복귀소식에 수원 광교까지 한 걸음에 달려온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회장의 건강이 호전된 모습과 과거 통통했던 얼굴을 직접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사실 CJ그룹은 이날 CJ블로썸파크 개관식 및 온리원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이 회장의 참석은 확정했지만 언론 공개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었다. 그 과정에서 취재 문의가 잇따르자 행사는 비공개를 유지하면서 이 회장의 기념 식수는 공개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초조한 시간이 지나고 10시30분 무렵 이 회장 등장에 앞서 CJ블로썸파크에 근무하는 연구원들이 기념 식수 행사장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삼삼오오 모여든 연구원들은 기념 식수 무대 앞에 자리를 잡고 이 회장의 등장을 기다렸다.


    개관식을 진행한 CJ블로썸파크는 CJ제일제당의 각 부문 연구소를 한데 모은 R&D 센터로, 4800억원을 들여 2년 전 완공했으나 이 회장의 부재로 개관식을 갖지 못했다.


    이와 관련 CJ그룹 관계자는 "평소 연구개발에 대한 의지가 강한 회장님에게 CJ블로썸파크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면서 "완공 이후 회장님의 참석 하에 개관식을 진행하고자 미뤄왔다. 회장님 참석에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드디어 이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휠체어에 탄 모습이었지만 편안함이 느껴졌다. 이 회장의 옆자리는 수감 시절 자신의 신장을 떼어준 아내 김희재 여사가 지켰다. 이채욱 CJ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 등이 함께했다.

  • ▲ CJ블로썸파크 기념 식수 행사 무대로 향하는 이 회장이 감회가 새로운 듯 CJ블로썸파크를 올려다 보고 있다. ⓒ뉴데일리
    ▲ CJ블로썸파크 기념 식수 행사 무대로 향하는 이 회장이 감회가 새로운 듯 CJ블로썸파크를 올려다 보고 있다. ⓒ뉴데일리


    회색 슈트를 멋지게 차려입은 이 회장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기념 식수 장소로 이동하면서 CJ블로썸파크를 올려다 보기도 하고, 연구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일제히 터져나온 박수에 화답하듯 밝게 웃는 이 회장을 보고 괜시리 코끝이 찡해졌다.


    2년의 재판과정을 거치면서 날로 수척해지는 이 회장을 지켜봤던 기자 입장에서 이 회장의 복귀는 단순히 재벌 총수의 귀환이 아니라 공판과정에서 "살고 싶다"고 호소한 한 사람의 '인간승리'로 느껴졌다.

    그동안 건강회복을 위해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온 이 회장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5kg 정도 살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호전된 모습이었지만 거리가 멀어 직접 눈으로 확인이 불가능했던 사진 속 이 회장의 손가락은 굽어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은 CJ블로썸파크 기념 식수 행사에서 스스로 꼿꼿이 서 건재함을 보였고, 부축을 받긴 했으나 본인 손으로 한 삽 떠 '오엽송'이라는 나무를 심었다. 행사 사회자는 이 나무가 "연구원들의 지치지 않는 열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너 부재로 숱한 어려움을 겪어온 CJ그룹이지만 이 회장의 경영 복귀로 CJ그룹의 열정 역시 지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공개로 진행된 공식 행사에서 이 회장은 "오늘부터 다시 경영에 정진해 그룹의 시급한 과제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미완의 사업들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면서 "이를 위한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장의 향후 경영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올해 5조원을 포함해 향후 4년간 36조원을 투자해 2020년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위를 목표로 '월드 베스트 CJ'로 나아가곘다는 통 큰 목표를 밝힌 이 회장의 '쨍하고 해뜰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