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세권 입지, 경쟁률 고공행진에 집값도 高高IoT 시스템에 '미세먼지 저감' 각종 신기술 접목
-
-
-
-
▲ 최근 1년간 전국 분양단지 청약경쟁률 TOP 10과 1㎞ 이내 녹지 현황. ⓒ리얼투데이
미세먼지와 이상기후가 분양시장의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역세권에 자리를 내줘야 했던 '숲세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새로 짓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녹지를 강조한 공원형 단지 설계가 기본이 될 정도다. 대기환경이 악화되면서 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설사들은 미세먼지와 관련한 각종 신기술도 선보이면서 IoT 기술을 넘어 환경을 고려한 스마트홈이 생겨나고 있다.
31일 리얼투데이가 금융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년 새 전국 청약경쟁률 상위 20개 단지 중 14곳이 지하철역보다는 공원이나 숲과의 거리가 더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지에서 UN조각공원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대연 자이'는 지난해 8월 청약 결과 평균 330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으며 지난 2월에는 부산어린이대공원과 인접한 '부산연지 꿈에그린'이 쾌적한 주거환경을 내세워 2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규단지 인기와 함께 분양권에도 높은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지난해 9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공급된 '북한산 두산위브' 전용 84㎡A는 분양가 4억5200만원에서 지난 4월 4억9191만원에 거래돼 약 4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됐다. 이 단지는 북한산 둘레길이 인접한 단지로, 북한산의 풍부한 녹지를 누릴 수 있어 높은 인기를 끌었다.
숲세권 단지들은 가격상승률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자료를 보면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 월드컵파크 3단지(2003년 10월 입주)' 전용 84㎡B는 5월 기준 6억7250만원에 매매 시세가 형성되면서 2년 전(6억2000만원)보다 8.47% 올랐다. 이 단지는 뒤로는 매봉산이, 앞으로는 난지천공원이 있는 대표적 숲세권 단지다.
반면 난지천공원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상암 월드컵파크 9단지(2010년 10월 입주)' 전용 84㎡A의 경우 같은 기간 5억8000만원에서 6억2000만원으로 6.90% 오르는데 그쳤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단지 인근으로 숲이나 공원 등 나무가 다수 식재돼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춘 아파트들은 예전부터 꾸준한 인기를 끈 분양시장의 스테디셀러"라며 "최근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녹지를 비롯한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짐에 따라 숲세권 등을 내세우는 단지들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
-
▲ 참고자료. 삼성물산이 개발한 '래미안' 내 미세먼지 대응 시스템 개요. ⓒ삼성물산
단지 밖을 녹지로 덧입혔다면 실내에는 건설사들의 상품개발이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SK텔레콤과 손잡고 자체 개발한 스마트폼 플랫폼인 '하이오티'를 도입, 스마트폰으로 집안 공기청정기 및 세정기를 작동시켜 미세먼지에 대비하는 기술을 '힐스테이트'에 적용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렉스전자와 협력해 가구 내 주방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주방 하부급기 시스템'을 개발했다.
삼성물산은 시공 중인 '래미안 아트리치'와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에 IoT 홈큐브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다. 삼성물산이 직접 개발한 휴대용 실내 미세먼저 측정 장치로 집안의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래미안 주거관리 시스템과 연동해 실내 환기시스템을 작동시키는 내용이다.
대우건설은 KT와 함께 '스마트 공기질 관리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아파트 단지 내·외부 곳곳에 IoT 단말기에서 수집한 공기질 정보를 스마트폰 앱과 웹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한편, 미세먼지 감소가 대통령 후보의 공약에 담길 만큼 미세먼지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서울시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약간 나쁨' 수준(81 이상)이 7일, '매우나쁨(151 이상)'은 2일이나 됐다.
미세먼지는 기관지염, 심장질환,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인체에 해롭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들에게 치명적이어서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외출을 삼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