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발 사업도 흐지부지… 37년 된 2만톤급 중고선 도입 난항
  • ▲ 현대아산의 한·일 크루즈 여행에 투입될 코스타 빅토리아호.ⓒ연합뉴스
    ▲ 현대아산의 한·일 크루즈 여행에 투입될 코스타 빅토리아호.ⓒ연합뉴스

    해양수산부 역점사업이었던 국적 크루즈(유람선) 출범이 요원하기만 하다. 현대상선 대타로 현대아산이 급부상했지만, 아직 시장 상황을 살피는 간 보기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강원도가 추진하려던 국적 선사 사업도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다음 달부터 부산항을 모항으로 하는 한국~일본 크루즈를 운항할 계획이다.

    올해 운항 계획은 2항차다. 1차는 다음 달 27~31일 부산항을 떠나 일본 사카이미나토~가나자와~마이주르를 거쳐 부산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2차는 다음 달 31일 부산항을 출발해 도쿄를 거쳐 8월 3~5일 항공편으로 인천·김포·부산에 도착하는 코스다. 현대아산은 국내 여행사를 통해 관광객을 모집 중이다.

    투입할 배는 7만5000톤급 코스타 빅토리아호로, 최대 3000여명이 탈 수 있는 규모다. 지난 4월 이탈리아 코스타 크루즈와 용선 계약을 맺었다.

    현대아산은 올해 초 코리아크루즈라인㈜ 등에서 크루즈 관광에 정통한 전문인력을 확보하며 사업에 뛰어들 준비에 착수했다. 코리아크루즈라인은 국적 크루즈 선사 출범을 위해 2015년 12월 팬스타라이너스와 현대상선이 설립한 국내 합작법인이다.

    업계에선 현대아산이 현대상선 대신 국적 크루즈 사업에 뛰어들 거로 봤다. 현대아산은 1998년 국내 유람선 관광의 효시 격인 금강산 관광 유람선을 띄웠었다.

    그러나 현대아산의 크루즈 운항이 국적 크루즈 선사 출범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현대아산은 이번 여행상품을 통해 크루즈 사업이 이익을 낼 수 있을지 주판알을 튕겨본다는 방침이다. 이익을 내지 못하면 국적 크루즈를 신청하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아산이) 내년에 운항 횟수를 4~5항차로 늘리고 분위기가 좋으면 점차 횟수를 늘리다가 국적 선사 운항 면허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무리 일러야 후년 이후에나 국적 크루즈 사업 신청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거라는 얘기다. 국내 크루즈 수요가 뒷받침하지 않으면 최악에는 신청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는 셈이다.

    1주일에 1회만 배를 띄워도 52항차, 3박4일 일정이면 최소 60항차 이상을 운항해야 하므로 국내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국적 선사 운영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내 크루즈 시장이 성장하고는 있으나 그동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휘청하며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또 다른 국적 크루즈 선사 후보로 거론됐던 강원도발 국적 선사도 사업 추진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 강원도는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부족한 숙박시설을 해결하고자 국적 크루즈를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민자로 4만톤급 크루즈를 들여와 속초항 연안부두에 정박해 놓고 올림픽 기간 수상 호텔로 활용한 뒤 이후 국적 크루즈로 띄운다는 구상이었다.

    확인 결과 이 사업은 배를 들여오는 것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중국에서 중고선을 들여오려고 했으나 선령(배 나이) 37년의 낡은 배여서 선박 검사 과정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배 규모도 애초 알려진 것보다 작은 2만톤급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이후 국적 크루즈로 띄우는 데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들여오려는 배가 오래돼 검사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며 "이달 말까지 선박검사 관련 서류를 보완해 (해수부에) 내야 하는데 아직 준비가 안 돼 (사업추진이) 불투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상태가 좋은 배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규모도 2만톤급에 그쳐 국적 크루즈로 띄우기에는 부족해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