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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새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관련해 최근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가운데, 이들이 소신발언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내놓은 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한 생각을 물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수용을 압박하고 있는 여당과 장차 미래부 장관이 될지도 모르는 유 후보자 앞에서 업계의 현안과 미래를 위한 발언이 나올 수 있을지 업계의 눈이 쏠리고 있는 것.
업계 내부에서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속 소비자의 거시적 후생을 위해서라도 새정부의 '찍어누르기'식 통신비 인하 정책과 관련, CEO들이 직접나서 오목조목 반박의 논리를 펼쳐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실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여당의 압박과 통신산업이 전형적인 규제산업인 점을 감안하면 주무부처인 미래수의 후환이 두렵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4일로 예정된 유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 이통사 CEO(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들을 증인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유 후보자에게 통신비 인하 공약 이행 방안을 물은 뒤, 이통사 CEO들에게 유 후보자의 답변 내용에 대한 의견을 물을 방침이다.
이에 이통사들은 자사 CEO들의 출장 일정 등을 이유로 다른 고위임원들의 출석을 타진하고 있으나, 만약 CEO들이 이상 없이 참석할 경우 이들이 소신발언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제는 명목상 새 정부가 마련한 통신비 인하 정책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다는 이유를 내걸고 있지만, 속내는 국정위가 내놓은 정책들을 하루빨리 수용하라고 압박을 가하는 자리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여당 의원들은 통신비 인하에 찬성하는 뉘앙스의 질문과 분위기를 유도할 테고, 향후 미래부 장관이 될 수 있는 유 후보자 앞에서 통신비 인하에 반대하는 모습을 쉽사리 들어낼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 같은 상황 속 업계는 4차 산업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통신사 수장들이 이번 자리서 소신발언을 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끼리 하소연을 해봤자 큰 호소력이 없지만, 이통사 수장들이 일제히 반박의 근거를 제시하며 현 통신산업의 사정을 청문회에서 이야기하면 국민들도 이에 수긍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통사들은 이번 청문회 자리를 난감해 할 것이 아니라, 반전의 기회로 삼아 국민들을 설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후환이 걱정돼 할말을 못한다면 우리나라 4차 산업의 미래는 없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고위 임원보단 CEO들이 직접 나서 통신비인하에 따른 산업생태계의 부작용을 제시, 부당함을 호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