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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건강보험정책 중 핵심인 보장성 강화 정책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신임 장관은 8일 오전 7시30분 서울 모처 식당에서 주요 보건의약단체장들과의 비공개 회동을 갖고, 건강보험 정책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회동에는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 대한병원협회 홍정용 회장,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철수 회장,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 대한간호사협회 김옥수 회장과 한국제약협회 원희목 회장 등 주요 의약단체장과 복지부 측에서 박능후 장관, 김강립 보건의료정책실장 등이 배석했다.
박능후 장관과 보건의약단체장과의 첫 상견례는 이례적으로 빠르게 성사됐다. 지난달 28일 취임한 지 불과 16일 만으로, 의사 출신으로 의료계와 스킨십에 기대를 모았던 정진엽 전 장관이 취임 후 2달이 지나서야 의약단체를 만난 것과 비교된다.
이같이 박 장관이 발빠르게 보건의약단체들을 만난 배경으로는 오는 9일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의약단체들의 협조를 구하고, 공감대를 이루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보장성 강화정책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어서 그 내용에 의료계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할 예정인 보장성 강화정책의 핵심은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로, 의료계 우려와 반발이 큰 사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고가의 검사비, 신약, 신의료기술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를 축소하고 건강보험 적용을 대폭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간병비와 특진비, 상급병실료 등 3대 비급여와 함께 '의료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비급여의 급여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근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는 공조해 정부의 의학적 비급여 정책에 대응을 위한 공동 협의체 구성을 추진할 만큼 긴장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의약단체장들은 각 단체가 직면한 의료정책 현안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의협은 지난해 연이은 비뇨기과 개원의 자살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돼온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방문확인을 비롯해 복지부의 현지조사 등에 대한 실명제를 제안하고, 최근 논란이 된 제증명 수수료 상한 고시에 대한 의료계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 중인 비급여의 전면급여화와 관련해 의료계를 급여화 작업에 적극 참여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는 전언이다.
한의협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약사회는 복지부 내 약무정책국 신설, 간협은 간호사 처우 개선 및 인력 수급 불균형 해소 등 주요 현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의약단체장들에게 "의료기관 간 역할 확립과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힘을 기울이겠다"면서 "만성질환이나 외래 측면에서 일차 의료활성화를 기하고, 중증질환 입원은 대형병원 중심으로 할 수 있도록 해 의료 서비스 질 향상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이와 더불어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산업 육성으로 일자리 창출 성장동력 확보도 약속했다.
그간 의약계가 복지 전문가인 박 장관의 취임과 관련 보건의료정책 소외현상에 대해 높은 우려를 드러냈다는 점에서도 그의 적극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의약계는 박 장관에 대해 일제히 '소통'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의약단체장들과 만난 박 장관도 이를 의식한 듯 거듭 소통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오늘 이 자리가 이러한 현안들에 대한 건설적인 의견이 논의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지속적이고 관심과 참여를 바라고, 정부도 실질적인 소통을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