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이얼, 뉴욕연방법원 제소…디지털TV 방송기술표준 규격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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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디지털TV 방송 기술표준 규격과 관련한 '담합' 혐의로 제소당했다.
24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은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파나소닉, 필립스, 제니스 등 5개 업체가 디지털TV 관련 기술라이선스 비용을 부풀렸다"며 뉴욕연방법원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하이얼의 미국 내 자회사인 '하이얼 아메리카 트레이딩'은 지상파·케이블·위성 네트워크 등의 디지털 전송 제어 방식인 'ATSC 표준 규격'과 관련한 라이선스에 문제를 제기했다.
ATSC은 유럽의 DVB, 일본의 ISDB에 비해 전송속도가 빠르고 호환성이 좋아 북미와 우리나라 등에서 디지털 TV 방송 표준으로 채택된 방식이다.
하이얼은 이들 5개 업체가 세계 최대 특허 관리업체인 엠펙 엘에이(MPEG LA), 콜럼비아대 신탁위원회와 담합을 통해 ATSC 특허 관련 공정경쟁을 저해했다고 주장했다.
엠펙 엘에이가 삼성, LG, 필립스 등과 담합을 통해 부당한 로열티를 요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불공정한 경쟁으로 인한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소장을 통해 "하이얼이 TV 튜너에 필요한 특허권을 이용하기 위해 삼성, LG 등 특허 보유업체들과 접촉했지만 이들은 모두 개별 협상을 거부하면서 엠펙 엘에이에 알아보라는 식의 답변만 반복했다"고 강조했다.
하이얼은 "표준을 정하는 절차는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 방식으로 누구에게나 제공한다'는 이른바 '프랜드(FRAND) 원칙'에 따라야 한다"면서 엠펙 엘에이가 이를 지킬 것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하이얼의 이번 제소에 대해 최근 중국 가전업체들의 북미시장 공략 본격화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얼은 지난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 부분을 인수하면서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며 "중국 업체들과의 특허 분쟁이 잦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