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시네마통상 직원 "롯데시네마보다 매점 전문적으로 운영"18일부터 공통기록, 총수일가 비롯 피고인 총출동
  • ▲ 롯데 경영비리 공판을 받고 있는 롯데 총수일가. ⓒ뉴데일리
    ▲ 롯데 경영비리 공판을 받고 있는 롯데 총수일가. ⓒ뉴데일리


    지난 기일 동안 반복됐던 피고인들의 주장이 되풀이되며 '롯데시네마 매점 불법 임대(배임)' 혐의 관련 공판이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4부(부장판사 김상동)는 13일 신격호 명예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미경씨, 채정병 전 롯데카드 사장 등에 대한 '롯데시네마 매점 불법 임대(배임)' 혐의 관련 10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는 신 명예회장을 제외한 모든 피고인이 참석했다. 오전에는 증인 신문, 오후에는 서증조사 순으로 진행됐다.

    신 명예회장 측이 신청한 증인 조모씨는 2000~2002년에 롯데시네마에서 근무했다가 2005년 4월 시네마통상에 입사했던 인물이다. 조모씨는 증인 신문을 통해 시네마통상이 롯데시네마에 비해 매점 운영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취지의 진술을 이어갔다.

    특히 롯데칠성에서 근무했던 고모 전 시네마통상 대표가 수질검사 등 롯데칠성의 위생관리 업무를 시네마통상 매점 업무에 그대로 접목하는 등 위생 점검에 매우 철저했다는 게 증인의 주장이다.

    조모씨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시네마통상은 직원들의 근속기간을 늘리기 위해 근무조건을 개선하고 복리수준을 높였다. 시네마통상에서는 영화관 매점 전문화를 위해 미국 영화관 박람회에 현장직 직원까지 보내는 등 해외연수도 진행했다.

    검찰 측은 "위생상태, 고객 응대 등 모든 측면에서 영화관 매점을 임대했던 시네마통상이 직영이었던 롯데시네마보다 더 훌륭했다는 건데 이 정도 신경쓰는 것은 당연하지 않냐"라고 묻자, 조모씨는 "신경 쓰는 건 누구나 하지만 실천하는 것은 그렇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오후에 이어진 서증조사는 서씨, 신 전 이사장, 채 전 사장 순으로 진행됐다.

    서씨 측 변호인은 서씨가 배임죄의 공동정범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일단 서씨는 롯데쇼핑 임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타인의 사무를 처리한 자가 아니며, 롯데쇼핑과 임대차 계약을 성립한 거래자 관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영화관 매점 임대 관련, 서씨가 오빠인 서진석씨를 통해서 신 명예회장에게 "보다 수익성 있는 사업을 하고 싶다"고 한 것이 (배임의) 교사행위를 한 것이라는 검찰 측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오로지 서진석씨의 진술밖에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씨 측 변호인은 "신 명예회장은 그룹 일에 관해선 매우 세세한 사정까지도 지시하고 결정하는 업무 스타일을 갖고 있었다"며 "신 명예회장을 교사해서 이런 배임행위가 일어났다는 것은 사실상 롯데그룹 문화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유원실업의 경영에도 관여했기 때문에 적극적인 가담을 한 것이라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는 서씨가 전적으로 신 명예회장의 지시에 따라 소극적으로 가담했음을 강조했다. 또한 서씨가 영화관 매점 임대가 배임행위가 될 수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기 때문에 서씨가 적극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서씨 측 변호인은 '자연인 서미경의 솔직한 심정'을 전하면서 "서씨로서는 나쁜 뜻은 없었지만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

    신 전 이사장 측 변호인은 "지금까지의 심리를 통해서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명백하게 밝혀진 것 같다"면서도 "변호인으로서는 신 전 이사장이 배임죄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신 전 이사장이 시네마통상 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으며 관여 자체를 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무상 의무 위배 범위에 속하지도 않는다고 봤다. 신 전 이사장이 당시 롯데쇼핑 총괄부사장 직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는 롯데쇼핑 전체 사업부를 총괄하는 의미가 아니라 백화점사업부만 담당하는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신 전 이사장 측 변호인은 "'총괄부사장'이라는 직함은 신 명예회장 딸이라는 예우 차원에서 붙인 것에 불과하다"며 "신 전 이사장은 백화점 업무만 담당했기 때문에 다른 곳(시네마사업부)에 관여하면 월권행위가 되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채 전 사장 측 변호인은 "채 전 사장 입장에서는 2007년 공정위 조사, 2009년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으나 공정위와 국세청이 영화관 매점 임대 자체는 문제 삼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더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라며 "이러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채 전 사장이 2002년부터 2004년까지 푸드스타 대표이사로 근무해 2003년 11월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임대 일에 전혀 관여할 여지가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채 전 사장에 대한 공소사실에는 2005년 4월 이후 액수만 기재돼있으나, 서진석 씨 진술에 따라 양형이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한 주장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증인신문과 서증조사를 마치면서 '롯데시네마 매점 불법 임대(배임)' 혐의 관련 공판이 마무리됐고 공통기록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다음 공판은 오는 18일에 진행되며, 롯데 총수일가를 비롯해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 등 피고인이 모두 참석하게 된다.

    또 재판부는 오는 25일에는 신 명예회장, 신 전 이사장, 서씨를 피고인으로 진행했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 공판을 병합하기로 했다.

    지난 4월18일 시작된 해당 공판은 신 명예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한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3%를 신 이사장에게 증여하고, 3.21%를 서씨 모녀에게 각각 증여하는 과정에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매매로 가장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혐의에 대해 심리했다. 신 명예회장 관련 범죄 혐의 액수는 탈세 858억원, 횡령 508억원, 배임 872억원 등이다.

    지난 7월14일 사실상 결심을 한 상태지만 검찰 측이 낸 추가 증거로 인해 서씨와 관련된 절차를 더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