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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증권의 노사간 갈등이 점차 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노조는 동부증권이 직원들에 대해 부당한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부당하게 지급되지 않은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며 고원종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22일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부증권지부는 서울 동부금융센터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노조는 “고원종 사장이 2010년 취임 후 리테일을 없애겠다고 공언하며 해마다 지점 수를 줄여나갔고 직원 수도 급격히 줄였다”며 “그 결과 2010년 1022명이던 임직원은 2017년 현재 825명으로 줄었고 50개에 이르던 지점 수는 30개로 급격히 줄어든 반면 임원 수는 20명에서 2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어 “동부증권은 징계성 성과체계인 ‘C제도’를 만들어 영업실적이 나쁜 직원에게는 C등급을 부여해 급여의 70%가 삭감되거나 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해 퇴사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300여명의 직원들이 일터를 떠났다”고 덧붙였다.
앞서 동부증권은 계약직 영업직원 등에게 연차수당,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않아 서울지방노동청이 시정지시를 내리자 감사를 앞두고 뒤늦게 지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그러나 노조는 이 역시 전액 온전하게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부증권은 임금채권소멸시효 3년에 따라 해당 기간에 따른 임금을 돌려줬으나 원칙적으로는 해당 직원들의 총 근로기간인 7년간의 총 임금 및 이자가 마저 지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퇴직자에 한해서 최저임금 미달, 연차 수당, 퇴직금 미지급 등의 명목으로 일부 지급이 되기도 했으나 대부분 차액을 받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또 “체불된 급여 지급 관련해서도 노동청에서 권고한 화해조서에 따라 노사협의회를 열고 소급 시점을 정해야 하나 동부증권은 이를 따르지 않고 임의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이 여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사임함에 따라 이근영 동부화재 고문이 후임자로 선임된 가운데, 이 신임 회장이 고 사장과 인연이 있어 오히려 고 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노조 관계자는 “이 신임 회장은 고 사장의 매제인 바른정당 이종구 의원과 금융위에서 오랫동안 같이 활동한 막역한 관계”라며 “올해 81세인 고령의 이 회장은 단지 ‘바지회장’일 뿐 실제 고 사장의 입지는 오히려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사무금융노조는 동부증권을 임금체불 및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노동청에 고발했다. 또 내달 열리는 국정감사의 참고인으로 고 사장을 채택할 것을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동부증권 측은 이같은 노조의 입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2010년 고 사장 취임 직후 당시 리테일을 강화한다는 지침에 따라 오히려 지점 수와 직원 수를 큰 폭으로 늘렸다”며 “이후 증권업황이 악화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지점과 직원수가 줄었는데 업계 평균 감소폭인 20%보다 동부증권은 오히려 낮은 편”이라고 반박했다.
또 “C등급을 받은 직원 수가 300명이라고 노조 측에서는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적용된 직원 수는 1% 미만의 극히 적은 수로 영업에 대한 의욕 자체가 없는 일부 직원에 대한 조치”라며 “최저임금 미달, 퇴직금 미지급 등도 사실과 다르며 만약 이를 어겼다면 경영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