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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던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최근 서울 광화문 KT 사옥(13층)에 둥지를 튼 가운데, 그 배경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4차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이통업계의 KT와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KT가 민영화(2002년)되기 이전인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 시절부터 정부가 보유한 3개(12,13,14층)층이 정부 소유이기 때문에 청와대와 가까운 KT 건물에 자리를 잡았다는 입장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KT 사옥 13층에 4차산업혁명위를 출범시키고, 게임 개발업체 블루홀 이사회 의장인 장병규 씨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위원회 의원들은 10월 중 1차 회의에서 4차산업혁명 대응 기본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과학기술·산업·고용·사회 등 전문 분야별 정책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일부 업계에선 4차산업혁명위가 KT 건물에 자리 잡은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물론 KT도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글로벌 5G를 선보일 것을 선언하며 4차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다짐한 상황이나, 업계 점유율 1위인 SK텔레콤을 놔두고 KT 건물에 둥지를 튼 이유가 궁금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과기부 등 정부 관계부처들은 이 같은 행보에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과기부는 지난 1984년 체신부 시절부터 광화문 한국전기통신공사(현KT)와 한 건물에 있었다. 그동안 체신부가 정보통신부가 되고(1995년), 다시 방송통신위원회로 바뀌고(2008년), 또다시 방통위가 미래창조과학부(2013년)와 방통위로 갈라졌다.
이 과정에서 KT가 민영화(2002년)되고 규제기관과 한 건물에 있다는 사실로 갖은 오해를 받았다. KT 건물 11층과 지하3층을 임대해 썼던 정통부와 방통위의 임차료가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결국 당시 미래부와 방송위는 2013년 과천정부청사로 자리를 옮겼고, 당시 미래부 소유했던 12,13,14층은 정부 소유로 유지, 미래부가 떠나면서 비게 된 11층과 지하3층은 KT가 사용을 하고 있다.
이에따라 과기부 등 정부 관계부처는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의 빠른 출범과 청와대와 가까운 KT 건물 13층에 자리를 잡았다는 설명이다.
과기부 지능정보사회추진단의 한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위의 출범을 위해 청와대 근처의 정부 소유 건물들을 물색했으며, KT 건물 내 입주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KT와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함이라기 보단, 시기와 위치가 적절했다. 앞으로 혁신을 이끌 4차산업혁명위의 조력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