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증권사 이달말 발표… 명운을건 '진검승부'

대형 증권사들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 인가 여부가 이달 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각사의 명운(命運)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5개사는 금융감독원에 초대형IB 사업자 인가 신청을 냈다.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각사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발행어음을 찍어 다양한 부문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자기자본을 4조원 가지고 있는 증권사의 경우 최대 8조원까지의 어음이 발행 가능하다.

최근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주식 중개 수수료) 수익이 점차 감소하는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증권사들이 신청한 인가신청 안건을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와 금융위원회에 상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경 열리는 위원회를 거쳐 이달 말까지 최종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가 안건을 처리하는 데는 약 3개월 가량이 걸리나 금융당국이 이달 내로 초대형 IB 건을 마무리짓고 싶어하는 만큼 보다 빨리 결론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18일 열리는 증선위에서 초대형 IB 심사가 이뤄진 뒤 오는 25일쯤 인가 증권사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 증권사들은 대체로 인가 결정 여부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초대형 IB를 신청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모험자본 육성이 정부와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형 증권사와 같은 우수한 플레이어에 힘을 실어주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대주주 적격성이나 징계 등 부정적인 이슈도 있으나 실제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에서 모험자본을 육성하자고 초대형 IB를 도입해놓고 이제 와서 일부 증권사는 안 된다고 한다면 그것도 말이 안 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각 증권사들은 저마다 ‘핸디캡’을 갖고 있어 인가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먼저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으로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보류돼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증권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지분 중 0.06%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인 이건희 회장의 ‘특수관계인’으로서 실질적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대주주로 해석된 탓이다. 이 때문에 초대형 IB 인가를 받더라도 발행어음사업은 허가받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모회사 한국금융지주가 100% 출자한 코너스톤에퀴티파트너스가 2015년 파산해 최대주주 적격성 논란을 겪은 바 있다.

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증권사들도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대우증권 시절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한국증권금융에 재예치하면서 리베이트를 받아 지난 5월 기관경고를 받았으며 베트남 빌딩 투자 과정에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기관주의를 받았다.

KB증권도 ELS 운용 과정에서 리스크 한도를 초과했으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지난 7월 기관주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