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 환자 10% 해당 '엑손20 유전자 변이' 최초 치료제로 개발
빠르면 2020년 미국 발매 예상… 1년여만에 주가 50만원선 회복
  • ▲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표적항암제 '포지오티닙'의 초기 임상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돼 미국 허가까지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지오티닙이 미국에서 상용화되면 한미약품은 기술료(마일스톤)를 비롯 상업화에 따른 경상기술료(로열티) 등의 추가 수익을 얻을 전망이다. 포지오티닙의 중국과 한국에서의 판권은 한미약품에 있다.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발표된 포지오티닙의 임상 결과 비소세포폐암 중 '엑손20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 환자에서 기존 EGFR TKI(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 억제제) 치료제보다 획기적으로 우월한 약효가 확인됐다.

    현재 전세계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10% 가량에서 20번째 엑손 유전자가 변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손은 유전자의 염기 배열 중 단백질 합성의 정보를 가진 부분을 말한다. 현재까지 이를 표적해 치료하는 의약품은 없다.

    포지오티닙은 한미약품이 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공동개발해 지난 2014년 8월 중국 제약사 루예에 약 200억원에 기술 이전했고, 2015년 3월에는 스펙트럼에 기술수출 됐다. 스펙트럼과의 계약금은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포지오티닙은 정부지원을 통해 개발한 국산 항암제가 해외로 진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일반적으로 종양에 엑손20 유전자 변이가 생기면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억제제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포지오티닙은 여러 암종에서 관찰되는 HER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pan-HER 저해제 계열이면서도 구조적으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어 엑소20 유전자 변이에 효능이 있는 '베스트인클래스(동일계열 내에서 효과가 우수한 물질)'로 개발 중이다.

    엑손20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환자의 10% 정도에 해당하지만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고 치사율이 높아 미충족 수요가 많다.

    엑손20 유전자 변이 환자들은 무진행생존기간이 약 2개월 밖에 되지 않아 포지오티닙 효과 및 발현 시점을 극명히 확인할 수 있다.

    MD 앤더슨 암센터 등은 엑손20 유전자가 변이된 폐암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확인된 환자의 73%(11명 중 8명)에서 객관적 반응율(ORR) 및 부분 반응율(PR)을 확인했다.

    객관적 반응율은 사전에 정의된 양 이상의 종양 감소를 보인 환자 비율을 뜻하고, 부분 반응율은 종양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을 말한다.

    현재 포지오티닙은 MD 앤더슨 1 곳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지만  뛰어난 초기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임상기관 수가 확장된 임상 2b상(후기 임상 2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 높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지오티닙의 임상 2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날 경우 미국 FDA로부터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아 빠르면 2020년부터 발매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희귀·난치성질환치료제로 허가될 경우 고가로 책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뛰어난 약효 결과를 기반으로 향후 임상에서 큰 부작용만 나타나지 않으면 최초의 엑손20 유전자 변이 폐암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기대감에 따라 한미약품의 주가는 19일 오전 전 거래일 대비 5% 이상 상승하며 1년여 만에 50만원선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