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900억원대 후반~1천억대 초반 추정… 높은 실적 예상
오창공장 혈액제제 생산시설 증설·퇴장방지의약품 약가 인상 등 반영
  • ▲ 녹십자 본사. ⓒ녹십자
    ▲ 녹십자 본사. ⓒ녹십자


    녹십자가 올해 사상 최고 수준인 영업이익 1000억원대 돌파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오창공장 내 혈액제제 생산시설인 'PD(Plasma Derivatives)2관' 증설효과가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퇴장방지의약품의 약가 인상에 따른 매출 반영 등을 통해 올해 높은 실적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녹십자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평균 900억원대 후반에서 많으면 1000억원대 초반까지 예측하고 있다. 

    연초 녹십자가 연간 R&D 비용을 1300억원에서 약 12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전체적으로 이익이 상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녹십자는 신약개발을 위한 R&D투자 비용증가로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2009년 19%에 이르렀던 영업이익률이 2016년에는 6.5%까지 하락하며 하향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매출이 확대되고 R&D를 포함한 판매관리비 증가세가 둔화되며 수익성이 회복될 전망이다. 파이프라인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R&D투자 비용의 안정화를 가져온 것이다.

    지난해 완공돼 올해 4월 K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승인을 받은 오창공장 혈액제제 생산시설 증설 효과로 혈액제제 매출이 하반기부터 증가해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증설로 오창공장의 총 혈장처리능력은 연간 최대 140만 리터 규모로 확대됐다.

    녹십자는 오창 공장과 함께 연간 30만 리터의 혈장처리가 가능한 중국공장과 연내 완공을 앞둔 100만 리터 규모의 캐나다 공장 건립이 마무리되면 총 270만 리터 규모의 혈장처리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는 세계 5위권으로 아시아 최대 혈액분획 제제 생산시설을 보유한 녹십자 오창공장이 글로벌 제약사 도약의 중심에 서게 된다.

    PD2관이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면 혈액제제 매출액도 10년 내 1조 원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남미 등 신흥국에서는 혈액제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설비가 부족해 녹십자에게는 우호적인 영업환경이다. 특히 혈액제제 시장은 자본집약적이며 오랜 경험과 기술이 뒷받침돼야 하고 정부의 사업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오랫동안 원가보존이 이뤄지지 않았던 퇴장방지의약품의 약가 인상도 매출 확대에 반영된다.

    보건복지부가 퇴장방지의약품 생산원가 보전품목으로 혈액제제 IVIG과 알부민을 신규지정하면서 10월 1일부터 보험상한가를 각각 20%, 5% 인상했다.

    지난해 IVIG 매출액 204억원, 알부민 554억원을 고려하면 이번 인상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약 80억원의 증가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10월 1일 출고일 기준으로 가격이 인상되기 때문에 재고물량은 가격 변동이 없어 올해 반영치가 많지는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녹십자의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력 사업인 백신과 혈액제제 부문의 매출 성장이 예상되면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