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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현대자동차와 한국지엠이 다시 한번 협상 타결에 속도를 낸다. 올해를 한달 남겨두고 열리는 본교섭에서 양사가 노조와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한국지엠은 이날 오후 3시, 2시 30분에 각각 노조와 만나 임금협상 본교섭을 진행한다.
현대차 교섭 재개는 지난 23일 34차 교섭 이후 일주일만이다. 한국지엠은 지난 7월 24일 18차 교섭 이후 약 4개월만에 다시 한번 본교섭을 열게 됐다.
올해를 정확히 한달 남겨둔 시점에 열리는 두 업체의 임단협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본교섭에서 양사가 노조와 진전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연내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상황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현대차와 한국지엠 모두 노사간 의견 차가 크고, 아직 서로가 물러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지 않아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34차 본 교섭에서 임금과 성과급, 해고자 원직복직과 손배가압류 철회, 정년연장 등에 대한 일괄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사측은 노조에게 임금동결로 양보해달라 맞받아쳤다. 이번 교섭에서는 지난 27일 파업의 원인이 된 울산공장 코나 생산라인 확대에 대해서도 양측 신경전이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간 진행해 온 실무협상에서 어떠한 진전을 이뤄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아직 서로 이견차가 큰 것으로 안다"면서도 "노사 양측 대표가 참석하는 본교섭에서 어떤 합의점이 있을 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측은 올해 안으로 임금협상을 타결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파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임단협 타결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당초 820만대를 올해 생산목표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목표치에 도달하는게 불가능하기에, 내부에서는 어떻게든 700만대는 돌파하려고 노력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 임금협상 불발로 노조가 또 다시 파업에 돌입하면 700만대 생산도 어려워진다. 따라서 연내 협상 타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조를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 역시 부담이 적지 않다. 내부에서도 어려운 상황을 인지하고 있고, 지난 27일 돌발 파업으로 여론의 시선이 차갑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올해 임금협상을 내년으로 넘기는 것을 우리 역시 원치 않는다"면서 "연내 타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교섭에 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
노사 이견 차이가 큰 것은 한국지엠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지엠은 지난 7월말 교섭 이후 카허카젬 사장 신규 선임과 노조 집행부 선거가 맞물려 한동안 교섭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다.
카젬 사장이 부임한 이후 노사 양측이 잠시 만나는 자리는 있었으나 임금협상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교섭자리는 아니었다. 따라서 카젬 사장이 공식적으로 처음 나서는 본 교섭에서 노사 양측이 어떠한 분위기를 연출할 지도 큰 관심사다.
카젬 사장은 그간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과 성과급 인상에 반대해 왔다. 그동안 관습적으로 행해져 온 임금인상을 이번에는 관철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노조 역시 카젬 사장의 이러한 의지를 알고 실질적인 소득을 거둘 수 없는 교섭자리를 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번 19차 교섭은 카허 카젬 사장이 공식적으로 노조와 만나는 첫 자리"라면서 "그런만큼 서로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젬 사장이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지가 강해 큰 소득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