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비중 70% 넘는 발효유 시장은 침체기커피, 디저트, 간편식 신사업, 초반 성과는 냈지만 지속 성장은 의문코코브루니, 씽크서지컬 등 종속기업 적자 부담 여전
  • ▲ 김병진 한국야쿠르트 신임 대표이사. ⓒ한국야쿠르트
    ▲ 김병진 한국야쿠르트 신임 대표이사. ⓒ한국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2008년 매출 1조원을 처음으로 기록한 이후 올해 1조원 클럽 재입성의 꿈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김병진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내년 지속 성장을 이끌어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는 2010년 사상 최대 매출인 1조1425억원을 기록한 뒤 2011년부터 좀처럼 9000억원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해 2년만에 역성장에서 벗어나면서 올해 1조원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력 사업인 발효유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커피와 디저트, 가정간편식 등 야심차게 진출한 신사업이 시장에서 의미있는 매출 성과를 내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쿠르트의 성장세를 갉아먹고 있는 관계사들의 부진한 성적도 부담 요소로 꼽힌다.

한국야쿠르트가 음료·라면 사업 부문을 별도 법인인 '팔도'로 분할한 2012년 이후 실적은 매해 뒷걸음질쳤다. 2013년 매출 9924억원에서 2014년 9673억원, 2015년 9371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9805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7% 증가한 103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0%에 달했다. 

주력 사업인 발효유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커피와 디저트, 가정간편식 등 신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자사 고유의 방문판매 유통망인 전국 1만3000여명의 '야쿠르트 아줌마'를 앞세운 영업 전략이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다.

'팔도'를 분리한 한국야쿠르트가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야쿠르트는 발효유와 건강기능식품 등에 집중돼 있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과감히 탈피해 지난해 커피 음료인 '콜드브루 by 찰스 바빈스키'를 선보이며 국내에 '콜드브루' 열풍을 몰고 왔다. 

세계적인 치즈전문기업 프랑스 벨사(社)로부터 수입해 '끼리치즈' 판매에도 나섰으며 식품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동종업계인 오리온과 협업해 '마켓오 디저트'를 선보였다. 지난 6월에는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잇츠온'을 론칭하고 국과 탕, 찌개, 반찬류를 선보이며 종합식품회사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국야쿠르트의 신사업인 커피와 디저트, 반찬류는 "야쿠르트 아줌마가 직접 배달해주는 신선한 제품"이라는 콘셉트로 완판 행진을 이어나가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병진 신임 대표이사는 고정완 대표가 3년간 펼쳐놓은 한국야쿠르트의 신사업을 안정적 궤도로 정착시켜야한다는 부담스러운 과제를 떠안고 내년 1월 1일부터 경영을 맡게됐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 초반에는 대대적인 광고와 홍보, 이벤트와 프로모션 등을 총동원해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알리는 게 일반적"이라며 "때문에 초반 판매량이나 매출 성과가 좋을 수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를 유지시키고 꾸준히 성장시키는 것인데 신임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콜드브루는 한국야쿠르트의 대표적인 히트 상품으로 꼽히지만 커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야쿠르트 아줌마에 의존한 판매 방식으로는 매출을 대폭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잇츠온의 경우 바로 떠올릴 수 있는 대박 상품이 없다는 것은 큰 과제"라고 전했다. 

한국야쿠르트 
매출 비중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발효유 시장의 침체는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발효유나 유제품을 소비하는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발효유 소매시장 규모는 2015년 9704억원에서 지난해 9538억원으로 1.7% 감소했다. 앞으로도 발효유 시장 침체는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종속기업들의 암울한 실적은 성장세를 갉아먹는 골칫덩이로 꼽히고 있다. 

커피전문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코코브루니'는 한때 한국야쿠르트 중요한 신사업으로 꼽혔지만 매년 적자에 시달리며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코코브루니 매출은 2013년 157억원을 정점으로 2014년 151억원, 2015년 116억원, 2016년 90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매장수는 22개까지 늘었다가 현재 10여개로 반토막났다. 한국야쿠르트가 운영 효율화 차원에서 임대료가 비싼 매장 등 일부 매장을 줄였지만 영업적자의 늪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지난해 코코브루니는 2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 밖에도 
골프장사업을 운영하는 제이러저는 지난해 매출 73억원, 당기순손실 26억원을 기록했고 새로 편입된 종속기업 씽크서지컬(Think Surgical)은 지난해 매출 7억원, 당기순손실 49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의료로봇 회사인 
씽크서지컬과 큐렉소에 약 2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들 회사가 적자를 내면서 지분법 손실을 떠안고 있다. 지분법 회계에 따라 씽크서지컬의 당기순이익이나 당기순손실을 한국야쿠르트 당기순손익에도 지분율만큼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야쿠르트는 의료로봇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씽크서지컬과 큐렉소에 투자했지만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아 성과를 내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력 사업 부문은 시장 저성장과 침체기에 맞물려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야심차게 추진한 신사업은 성과를 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가까스로 역성장의 늪을 벗어난 한국야쿠르트가 김병진 신임 사장을 필두로 어떠한 성적을 내놓을지 업계의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