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달은 부동산대책 '무용지물'… 분양열기 여전히 '활활'까다로워진 분양가 탓? '로또분양 아파트' 노리는 수요자 급증
  • 평균 40.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래미안강남포레스트 견본주택 집객 사진. ⓒ삼성물산
    ▲ 평균 40.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래미안강남포레스트 견본주택 집객 사진. ⓒ삼성물산


    2017년 분양시장은 지난해 보다 물량이 3분의 1가량 줄어들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유망지역 위주로 청약과열 현상이 지속됐다. 반대로 전망이 불투명한 곳은 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극과 극' 모습을 보였다. 다만 미분양이 늘지 않은 가운데 새 아파트 분양가는 매매가보다 훨씬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부동산시장 과열을 잡기 위해 △6·19부동산대책 △8·2대책 △9·5대책 △10·24가계부채종합대책 △11·29주거복지로드맵 △12·13임대주택등록활성화방안을 줄줄이 내놨지만 분양열기를 잠재우지 못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년에는 전국에서 37만8276가구가 공급됐다. 반기별로 살펴보면 상반기는 13만6524가구, 하반기는 24만1752가구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치러진 조기대선과 6·19대책, 8·2대책 등 이슈로 분양이 뒤로 밀리면서 하반기 물량이 집중된 결과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는 경기와 서울, 지방은 부산과 경남지역 위주로 분양물량이 많았다.


    ◆서울·부산·대구 청약 '광풍', 일부지방 '미분양' 속출


    올해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13.03대 1로 지난해 14.35대 1과 비교해 소폭 낮아졌다. 하지만 지역별 청약쏠림 현상은 지속됐다.


    서울·부산·대구·세종시 등은 평균 청약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훌쩍 넘었지만 충남은 평균경쟁률이 0.61대 1로 저조한 성적을 나타냈다.


    수도권은 서울 재개발·재건축 아파트가 잇따른 청약 흥행을 보였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 평균 168.08대 1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센트럴자이 56.87대 1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강남포레스트' 평균 40.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정부의 규제대책에서 벗어났지만 개발호재가 있는 △경기 김포 △인천 송도 등은 수도권 대체투자처로 인식돼 수요가 몰렸다.


    지방에서는 대구가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인 81.29대 1을 기록했다.


    대구는 수성수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으나 신규 분양 아파트가 전년보다 감소해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오페라트루엘시민의숨'은 1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의 경우 대부분의 아파트가 1순위 마감을 했다. 올해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 중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10개의 단지 중 9개 단지가 부산이었다는 사실이 부산지역 분양시장의 열기를 가늠케 한다.


    △수영구 민락동 'e편한세상오션테라스2단지' 평균 455.04대 1 △서구 서대신동2가 '대신푸르지오' 257.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10일 이후 지방광역시 민간분양에도 전매제한이 적용되면서 전매제한 전 막차 분양을 받으려는 수요자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높아지는 3.3㎡당 평균 분양가… 상한제 영향으로 주춤할 듯


    올해 전국 기준 3.3m²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격은 1175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052만원 대비 123만원 높아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의 분양보증심사 강화와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분양시장의 열기는 여전했다.

  • 연도별 전국 분양물량. 11월10일 기준, 분양예정 물량은 건설사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음. ⓒ부동산114
    ▲ 연도별 전국 분양물량. 11월10일 기준, 분양예정 물량은 건설사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음. ⓒ부동산114


    서울에서는 성동구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역대 최고 분양가인 3.3m²당 평균 4750만원으로 분양하며 서울의 분양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어 강남권 재개발·재건축 아파트가 잇따라 분양하며 2131만원에서 2192만원으로 3.3㎡당 평균분양가를 올려놨다.


    경기도는 성남시 판교더샵퍼스트파크가 3.3m²당 평균 2300만원으로 분양하며 분양가 상승을 주도했고, 대부분 지역의 분양가가 상승한 반면 경남은 949만원에서 893만원으로 하락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0월30일 발표한 전국 미분양 주택현황에 따르면 경남지역 미분양 주택이 전국 최고치를 보였다. 경남은 지속적인 미분양 아파트 증가로 분양가 하락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그 외 도시별 분양가는 3.3m²당 △대구 1167만원 △부산 1164만원 △인천 1140만원 △제주 1098만원 △울산 1088만원 △대전 959만원 △광주 953만원 △세종 946만원 △충남 854만원 △경북 840만원 △충북 820만원 △전북 812만원 △강원 764만원 △전남 730만원 순이다.


    한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돼 분양가 상승세는 2018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계량적 지표로 판단하면 수도권은 서울 강남구·영등포구·서대문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가 적용 대상으로 유력하며 지방은 대구 중구·수성구, 강원 속초 등 지역이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또 8·2대책과 가계부채종합대책의 여파로 2018년 전국 분양물량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주택자의 분양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져 실수요자의 청약 당첨 기회는 커졌으나 1순위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가 줄어 자금 마련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이현수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내년 분양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청약을 준비 중인 예비청약자는 자신의 무주택 여부, 대축가능 금액, 청약 1순위 요건 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