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롯데·현대도 '워크 앤드 라이프밸런스' 문화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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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겨울학기를 등록한 회원들이 합정동 카페에서 진행된 외부 강연을 수강하는 모습 . ⓒ롯데백화점
유통업계가 일과 삶의 균형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새해 무술년(戊戌年)부터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신년부터 '워크 앤드 라이프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 즉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움직임이 유통업계 트렌드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은 1월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해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35시간 근무 적용은 대한민국 대기업 중 최초다.
주 35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 신세계 임직원은 하루 7시간을 근무하게 되며,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9-to-5제’가 된다.
업무 특성에 따라 오전 8시 출근 오후 4시 퇴근, 오전 10시 출근 오후후 6시 퇴근 등으로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점포의 경우 근무스케줄을 조정해서 전 직원의 근로시간이 1시간씩 단축된다.
특히,신세계 근로시간 단축의 가장 큰 특징은 임금의 하락이 없다는 것이다.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도 기존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고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임금인상 역시 추가로 진행된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2시간 휴가제를 지난 8월부터 도입했다.
통상적으로 기업에서는 연차를 절반으로 나눠 쓰는 '반차 휴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2시간 휴가제는 하루 근무시간 8시간 중 2시간 연차를 사용하면 개인 연차에서 0.25일이 빠지는 것이다. 2시간 휴가를 총 4번 사용하면 개인 연차 1일이 소진되는 셈이다.
백화점의 경우는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퇴근 시간이 다른 조직보다 늦기 때문에 퇴근 시간에 한해서만 2시간 휴가제가 시행된다. 매장 직원들이 2시간 휴가를 사용하면 오후 5시 30분에 퇴근할 수 있으며, 본사 직원은 오후 4시에 퇴근할 수 있다.
롯데그룹도 자율좌석제와 강제소등을 시행해 '워라밸' 문화 조성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신년부터 직책에 차별 없이 수평적인 공간 구성을 통해 급변하는 고객과 환경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도록 한다. 바로 결정하고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조직 운영을 위한 모바일 오피스를 본사 전체로 확대한다.
자율좌석제는 롯데마트 본사 직원들의 자리를 동일한 집기로 구성하고 자리 구분 없이 출근 순서대로 원하는 자리에서 근무할 수 있는 방식이다. 무선 랜과 워킹 허브를 기반으로 노트북과 개인별 사물함(락커)을 활용해 업무를 볼 수 있는 일종의 '스마트 오피스' 개념이다.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시차출근제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을 제외한 날도 현장 근무의 날로 정했다. 불필요한 회의와 관행적인 업무를 줄이고,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에 전념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시차출근제는 Early Bird형(08:00~17:00·/08:30~17:30)과 Slow Start형(09:30~18:30·/10:00~19:00) 등 30분 단위 네 가지 타입으로 기존 09:00~18:00 출퇴근이 아닌 개개인의 업무 특성에 맞는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은 '가족 사랑의 날'로 정하고 오후 6시 30분에 사무실을 강제 소등하던 것을 매일 강제 소등으로 확대 시행된다.
이러한 유통업계의 변화는 야근이 당연시 여겨졌던 기존 방식을 깨트리고 저녁이 있는 삶,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신(新)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미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사회에서는 야근이 당연시되면서 취직을 하게 되면 개인 생활이나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니즈가 최근 강하게 생기면서 이러한 부분을 기업에서 반영하고 있다. 무술년에는 이러한 움직임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