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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이 제2도약을 위한 비상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30여년간 은행 지점을 누비면서 '영업통'으로 평가 받은 그가 우리카드의 위상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은 5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수익, 규모, 신규 고객 확대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되지 않겠냐"며 "이런 것들이 모아져야 상위권 카드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취임사에서 밝힌 7개 키워드를 바탕으로 임직원들과 함께 논의를 통해 세부적으로 사업 계획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7개 경영 키워드로 ▲수익구조 다변화 ▲고객기반 확대 ▲시장지배력 강화 ▲리스크관리 및 법과 원칙 준수 ▲디지털 프로세싱 혁신 ▲기업의 사회적 책임 완수 ▲소통, 변통의 조직문화를 제시한 바 있다.
그의 발언과 취임사를 종합해보면 결국 회사의 근간인 고객을 기반으로 실적 창출을 이뤄내 궁극적으로 중위권인 우리카드의 지위를 높여나가겠다는 포부다.
우리카드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8.85%(지난해 3분기 말 카드사용액기준)이다. 총회원수는 1300만명으로 1년새 3.2% 증가했지만 은행계 상위권 회사에는 못 미친다.
대신 유효회원수(1개월 내 카드 이용 고객수)는 650만명으로 동기간 6.6%나 증가하면서 실질적으로 결제를 하는 '진성 고객'을 늘려가는 추세다.
정 사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은 그가 '영업통'으로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라 더 그렇다.
그는 은행 지점장으로 서천안지점을 비롯해 서울 삼성동지점, 역삼역지점 등을 거치면서 영업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2013년 6월 마케팅지원단장에 오른 후 3개월만에 기업고객본부장(집행부행장)으로 자리를 옮겼고,지난해에는 영업지원부문장(영업지원·HR)을 역임했다.
정 신임 사장이 단기간 머물렀던 마케팅지원단은 상품 개발부터 개인 영업 전략 등 리테일 핵심 부서로, 우리은행에서 전략·기획·마케팅에 특화된 인력들이 거쳐가는 곳이다. 유구현·강원 우리카드 전임 사장들을 비롯해 이승록 현 우리카드 부사장도 이 곳을 거쳤다.
다만 2년간의 임기 동안 정 사장이 해결해야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수수료수익 급감 우려에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대출 영업 위축 문제가 크다.
수익 다각화 차원으로 2015~2016년 잇따라 신규 등록한 할부금융업·시설대여업(리스)·신기술금융업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여기에 2016년 하반기에 진출한 미얀마의 'TU-TU 마이크로 파이낸스'도 아직 사업 초기 상태로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상태다.
정 사장은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우리은행의 새 주전산 시스템인 '위니' 도입을 앞두고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우리은행의 새 전산 시스템이 우리카드와도 연관이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우리은행의 새 전산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도입이 완료돼야 우리카드와 관련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카드는 우리은행과 업무 위탁 계약을 통해 지점에서 체크·신용카드 영업을 하고 있어 필요에 따라 일부 전산시스템을 우리은행과 공유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향후 '위니' 도입으로 우리카드의 전산 시스템도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위니는 유닉스(UNIX) 서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우리은행의 차세대 주전산 시스템이다. 설날 연휴 기간 작업을 거쳐 내달 19일 정식 도입될 예정이다. 해당 시스템의 도입으로 우리은행은 향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이 적용 가능한 스마트 금융에 최적화된 시스템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