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롯데마트·GS25·GS홈쇼핑 등 동남아 사업 확대
글로벌 전략 수정해 동남아 시장 선점 노력
  • ▲ 베트남 이마트 고밥점에 노브랜드 과자. ⓒ이마트
    ▲ 베트남 이마트 고밥점에 노브랜드 과자. ⓒ이마트


    중국당국의 사드보복이 지속되면서 탈(脫)중국행을 선택한 유통기업들이 동남아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동남아 주요국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높고 각국 내 인프라 구축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를 비롯해 GS25, GS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 기업들이 동남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1997년 진출한 중국 사업을 20년 만에 완전히 철수하고 동남아 시장 다지기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5월부터 말레이시아 유통 기업인 'GCH 리테일'에 자체 브랜드인 'e브랜드' 상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몽골에는 지난해 7월 수도 울란바토르에 이마트 1호점을 개장하고 연이어 9월에도 울란바토르 2호점을 오픈했다.

    베트남 시장에서는 이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마트 고밥점의 2016년 매출은 419억원으로 당초 목표 대비 120% 성과를 거둬들였다. 지난해 1~3분기 역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5% 신장한 385억원을 기록해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롯데마트도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으로 중국 사업이 어려워지자 동남아 거점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롯데마트는 2020년까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총 169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2017년 기준 4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는 2019년 67개, 2020년 82개로 점포를 확장할 예정이며, 베트남의 경우는 2019년 55개, 2020년 87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마트 출점 확대뿐만 아니라 전문상품 수출(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시장에 이미 진출한 인도네시아, 베트남시장에서 2019년 730억원, 2020년 1000억원까지 시장을 키울 계획이다.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도 이뤄진다. 롯데는 베트남에 연면적 20만㎡규모의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를 2020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호찌민시 투띠엠 지구에도 약 10만여㎡ 규모 부지에 2조원을 투자해 에코스마트 시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GS25도 베트남 시장 진출에 나섰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해 7월 베트남의 손킴그룹과 30 : 70의 지분 투자를 통해 합자법인회사(이하 조인트벤처, joint venture)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GS리테일은 조인트벤처에 GS25 상표권과 편의점 경영기법, 노하우 등을 제공하고 조인트벤처는 이를 활용해 베트남에서 GS25를 확장하면서 GS리테일에 로열티를 지불하게 된다.

    매장은 일단 중순 호찌민시에 1호점을 오픈하고 순차적으로 3개의 점포를 열어 총 4개의 점포를 운영할 예정이다.

    GS홈쇼핑도 올해 해외 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동남아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GS홈쇼핑은 그동안 해외 진출지역을 늘리고 외형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시장 환경에 따라 변수가 많아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GS홈쇼핑은 지난해 터키에서 합작 사업을 중단했으며, 인도에서는 GS홈쇼핑의 합작법인(JV) '홈숍18'이 CJ오쇼핑의 인도 JV였던 '숍CJ'를 합병하는 등 운영비용 효율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는 동남아 시장에서의 질적 성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동안 생필품 및 일부 가전에 한정돼 있던 품목을 '패션' 카테고리까지 확대해 동남아 시장에서 유행하고 있는 K-POP과 한류 드라마 등을 적극 이용한다는 전략이다.

  • ▲ 롯데몰 하노이 조감도. ⓒ롯데자산개발
    ▲ 롯데몰 하노이 조감도. ⓒ롯데자산개발


    이렇듯 유통기업들이 동남아 시장에 눈을 돌린 이유는 동남아의 경제 성장 추이와 지난해 발생한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 등으로 "중국만 보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경험이 결정적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롯데의 경우 사드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현재까지도 중국 당국의 제재를 당하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112개(슈퍼마켓 13개 포함) 중 점포 74곳이 영업정지됐고 13점은 임시 휴업 중이다.

    여기에 최근 중국 당국은 금한령을 일부 해제 하면서도 롯데가 운영하는 상품 판매점이나 호텔 등 롯데와 관련한 어떤 상품도 팔아선 안 된다는 조건을 다는 등 여전히 제재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유통기업들이 중국만 바라볼 수 없다며 불안해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사드보복에서 보여줬듯이 중국은 외교 문제로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될 위험요소가 다분한 국가라는 점이 기업들에 각인된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동남아의 경우 2013~2015년 경제성장률이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 3%를 웃도는 등 향후 호황기가 전망된다. 글로벌기업보다 앞서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해 유통기업들의 동남아 러쉬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