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2014년부터 연 매출 1조원 이상 달성CJ, 1분기 내 베트남에 여섯 번째 사료공장 완공
  • ▲ 효성 조현준 회장(왼쪽)이 베트남 하노이 총리 공관에서 응우웬 쑤언 푹 총리(오른쪽)를 만나 회담을 가진 뒤 총리 측 기념선물을 전달받고 있다.ⓒ효성
    ▲ 효성 조현준 회장(왼쪽)이 베트남 하노이 총리 공관에서 응우웬 쑤언 푹 총리(오른쪽)를 만나 회담을 가진 뒤 총리 측 기념선물을 전달받고 있다.ⓒ효성

베트남이 기업들의 글로벌화를 위한 최적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저임금 노동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기지를 넘어서 주요 소비시장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국내 기업들은 베트남 시장 성장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한 발 먼저 베트남 현지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최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한·중 관계가 불확실해지고 중국의 기술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차세대 글로벌 시장'으로서 베트남의 위상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효성그룹은 선제적 투자 전략으로 2014년부터 지금까지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하는 등 베트남을 전략적 기지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베트남 북부에 삼성이 있다면, 남부에는 효성이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베트남에서 입지를 다졌다.  

효성은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 공장의 생산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 실행에 옮겨 왔다. 2007년 베트남법인을 설립한 이후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등을 생산했다. 2015년에는 베트남법인 바로 옆 부지에 동나이 법인을 설립해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증설은 물론 전동기, 나일론 등의 생산시설도 추가했다. 

 효성의 베트남 법인은 글로벌 시장에서 유일하게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비드와이어 등 타이어 보강재 3대 제품을 한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일관 생산 체제를 갖췄다. 이 법인은 베트남 남부 지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현지 인프라사업과 신규 투자에 대해 의논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조 회장은 2017년 2월 베트남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남부 바리우붕따우성 산업단지에 프로필렌(PP) 생산을 위한 공정 및 기반 시설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 ▲ 베트남 '크레오라' 생산시설. ⓒ효성
    ▲ 베트남 '크레오라' 생산시설. ⓒ효성
  • CJ그룹도 일찍 베트남에 진출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이재현 회장의 주도 아래 베트남에서 현지 기업을 인수하거나 합작 관계를 맺고 물류, 식품, 사료, 영화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01년 사료공장 사업에 뛰어들어 꾸준히 규모를 늘려오고 있다. 1분기 안에는 베트남 빈딘 지역에 여섯 번째 사료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간 15만톤을 생산할 수 있으며 약 2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CJ는 이 회장의 '한국 식문화 세계화' 경영철학을 토대로 글로벌 식품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선도할 예정이다. 또한 한식 대표 브랜드인 '비비고'를 중심으로 베트남 및 동남아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해 '케이-푸드(K-Food)', 라이프스타일 등을 전파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베트남을 중국에 이은 새로운 '글로벌파트너링' 지역으로 선언했다. 최 회장은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베트남 정부 및 기업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베트남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SK그룹 계열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SK매직은 베트남을 첫 해외 사업 진출지로 눈여겨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 E&S, SK텔레콤 등은 베트남 국영기업의 민영화에 대비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전부터 베트남을 신시장으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임하고 있었다"며 "베트남은 중국 만큼 가능성이 많은 시장이라 투자 규모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