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영향…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 누적'증시·부동산·가상화폐' 부각… 일부 자금이동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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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지난해 시중 부동자금 규모가 또다시 사상 최대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부동산, 가상화폐 등이 활기를 띠며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25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중 부동자금은 1072조397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현금 96조8428억원, 요구불예금 227조7713억원, 수시입출입식저축성예금 525조2483억원, 머니마켓펀드(MMF) 48조9871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24조2704억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50조2732억원, 환매조건부채권(RP) 5조9342억원 등이다.
여기에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 66조5733억원과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26조4966억원을 합한 것이다. MMF 등의 잔액은 금융사 간 거래인 예금취급기관 보유분과 중앙정부, 비거주자의 보유분을 뺀 금액이다.
부동자금은 그동안 줄곧 증가해 왔다.
지난해 말 부동자금을 10년 전인 2007년 말 503조6450억원에 비해 112.9% 늘었다.
부동자금은 2007년 말 504조원 수준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급증했다. 2008년 말 540조원에 이어 2009년 말 647조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어 2013년 말 713조원으로 700조원 선을 돌파했다. 2014년 말 795조원에서 2015년 말 931조원으로 다시 대폭 상승했다.
그러다 2016년 말에는 1010억원으로 1000억원 선까지 돌파했고, 지난해 말 1072억원 수준에 이르렀다.
부동자금이 증가한 것은 경제 규모가 커진 영향도 있지만 그동안 초저금리 영향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그만큼 누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부동자금 증가 폭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자금 증가 폭이 2015년 17.2%에서 2016년 8.5%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6.1%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증시, 부동산, 가상화폐 시장이 뜨거워지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폭됐다.
코스피의 경우 6년 만에 박스권을 탈출해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벌였다. 3분기 이후 코스닥까지 바이오 열풍으로 불이 붙자 개인 거래가 많이 늘었다.
부동산도 갭투자, 재건축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로 이어졌다.
가상화폐 시장에는 그야말로 '광풍'이 불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며 거래가 폭증했고 급기야 정부가 '거래소 폐쇄 검토'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준금리가 바닥을 지나 상승기로 접어든 것도 부동자금 증가 폭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금리 상승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 금융권의 고금리 상품으로 부동자금이 대거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을 시작으로 올해 3∼4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한국은행도 최소 두 차례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연 1.50%로 동일한 한미 간 기준금리가 역전되고 그 폭이 커질수록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늘어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을 살펴보면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입장이 유지되고 있어 올해 세차례 금리인상이라는 연준의 전망이 수정되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