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실 신설… "법무팀·인사부·감사실 등 직원 고충 세분화 상담"여성이 장기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임산부 휴식 보장' 등 시스템 구축
  • ▲ 한샘 어린이집. ⓒ한샘
    ▲ 한샘 어린이집. ⓒ한샘


    한샘이 '여성 친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인테리어업계의 특성상 남성향 느낌이 강했다면 변화한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차별 없는 공정한 문화를 조성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해 11월 초 CEO 직속의 기업문화실을 신설해 12월 말까지 운영하면서 사내 다양한 소통과 문화, 혁신을 진행했다. 이후 보다 전문적인 업무 처리를 위해 기업문화위원 체계로 전환해 운영할 필요성을 느껴 부서를 세분화했다.

    대표적으로 성(性)관련 상담은 법무팀 담당 임원, 인사제도 관련 사항은 인사부 담당 임원, 상생 관련 내용은 감사실 감사 등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상담 내용은 철저하게 비밀이 보장되기 때문에 남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 직원들에게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성 관련 이슈의 경우 피해자가 밝혀지는 불미스러운 일이 많은 만큼 이러한 사태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으로 꼽힌다.

    올해 2월에는 상암사옥 4층에 사내 심리상담실 문을 열고, 전국 320여개 상담센터와 연계해 본사 근무자는 물론, 전국에서 근무하는 한샘인 모두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임직원들이 회사 생활 중 어려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좋은 일터 만들기 위원'도 선정했다. 이들 위원은 임직원이 회사 생활 중 겪는 각종 어려움을 접수받아 회사에 전달해 문제점을 해결하고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한샘은 상담소 등의 시설 구축 이외에도 실질적으로 여성들이 보다 원활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스템도 강화했다. 이는 여성 임직원 비율이 높은 한샘의 특성상 장기적으로 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비전을 심어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임신 전 기간 6시간 단축 근무, 임부 PC OFF제 시행, 육아휴직 2년으로 연장, 임산부를 팀원으로 둔 관리자에 대한 직책자 교육 등을 시행해 임산부들의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있다.

    육아 부담을 덜고 근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내 어린이집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개원한 '한샘 어린이집'은 지난해 12월 상암사옥으로 이전하면서 677㎡ (약 200평) 규모로 확대해 현재는 임직원 자녀 70명을 돌보고 있다.

    '한샘 어린이집'은 타사들과 달리 '직영체제'로 운영된다. 한샘 어린이집은 구상 단계부터 운영안, 내부 설계까지 모두 한샘이 책임지고 진행했다. 근무 중인 어린이집 교사도 모두 한샘 직원이다.

    단순히 여성 직원들을 위한 회사라는 대외적인 홍보보단 실질적으로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강화해 회사의 장점을 알리고 있는 셈.

  • ▲ 한샘 상담실. ⓒ한샘
    ▲ 한샘 상담실. ⓒ한샘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최근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트렌드를 중시하는 만큼 근무시간도 단축해 직원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높이기에 나섰다.

    '8-5'(8시 출근 5시 퇴근) 근무제를 운영함과 동시에 정시 퇴근을 독려하기 위해 통근 버스도 운영 중이다. 특히 퇴근버스는 5시와 5시 30분에 사내 방송으로 출발 시간을 알려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출근 버스는 6개 노선으로 남양주, 하남, 용인, 수원, 의왕, 안산 등 수도권 지역에서 오전 6시경 출발해 주요 경유지를 거쳐 한샘 상암사옥까지 운행한다. 퇴근 버스는 1개 노선으로 상암사옥에서 오후 5시 30분에 출발해 반포 고속터미널, 분당을 거쳐 용인까지 운행한다.

    이틀의 휴가와 휴가비를 지원하는 '가족의 날'도 연 1회에서 반기 1회로 확대 운영했다.

    한샘 내부 직원은 "통근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사내 방송에서 퇴근버스 안내시간과 관련한 방송이 나오면서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장시간 회식으로 불편함을 겪는 직원들을 고려해 9시 이후 결제 건에 대해서는 정산이 불가하도록 설정해 건전한 회식 문화 조성에도 나섰다. 통상적으로 회식 술자리 이후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회식에 부담을 느끼는 젊은 직원들이 증가하면서 이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한샘의 이러한 변화된 정책이 호평받으면서 지난 1월에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일생활 균형 캠페인' 참여기업으로 승인받기도 했다.

    '일생활 균형 캠페인'이란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개선해 근로자가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면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아가는 캠페인이다. '오래 일하지 않기', '똑똑하게 일하기', '제대로 쉬기'등이 핵심 사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구 및 인테리어 기업들은 그동안 남성 직원들이 많았고 이러한 영향으로 남성향 문화가 강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업계 1위인 한샘에서 다양한 복지 및 여성 직원들에 대한 우대 시스템을 갖추면서 가구·인테리어 업계에서도 여성향 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