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사, 임단협 7차 교섭도 성과없이 끝나금호타이어 노조, 찬반투표로 해외매각 결정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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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자료 사진.ⓒ뉴데일리
    ▲ 자료 사진.ⓒ뉴데일리

     

    운명의 날을 맞았던 한국지엠(한국GM)은 더 짙은 안갯 속으로, 금호타이어는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찾으면서 희비가 갈렸다. 한국지엠은 노사간 임단협 교섭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향후 자금난으로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GM과 한국지엠에서 우려했던 부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금호타이어는 노조가 찬반투표로 해외매각 찬성 여부를 결정키로 해 법정관리 문턱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30일 한국지엠과 금호타이어는 이날 운명을 결정할 데드라인에서 다른 행보를 보였다.


    한국지엠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 부평공장에서 임단협 7차교섭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관없이 마무리됐다. 3월 내 비용절감 등에 대한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했던 한국지엠 입장에서는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노조는 앞서 사측에 제시한 기본급 동결, 성과급 유보, 군산공장 폐쇄 철회, 미래발전 전망 제시 등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요구했다.


    반면, 자금난에 빠진 사측은 복리후생비 축소 등이 포함된 사측의 수정 교섭안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리후생비는 사측이 당초 1500억원 규모의 절감을 계획했지만, 재수정안을 통해 1000억원 규모로 재조정한 것이다.


    노사간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엇갈림에 따라 교섭도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향후 교섭에 대한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며, 노사간 협의를 거쳐 재개할 예정이다


    한국지엠은 내달 20일 산은의 실사가 마무리 되기전까지 노사 합의를 통한 자구안을 제출해야 한다. 그래야 산은의 지원과 GM의 신차 배정도 받을 수 있다. 늦춰놨던 채권 만기도 출자전환으로 돌릴 수 있다.


    하지만 데드라인으로 여겼던 시한을 넘기면서 내달 6일 지급하기로 한 성과급 약 700억원 지급도 불투명해졌다. 내달 27일에는 희망퇴직자 위로금도 약 5000억원을 지급해야 하는데 역시 힘들어졌다.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은 지난 26일 노조와의 비공개 면담에서 "정부가 4월 20일까지는 우리가 자구안을 확정해서 내놓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노사 임단협이 잠정합의에라도 이르지 못하면 기한 내 자구안 마련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어 "자구안을 내지 못하면 정부나 산업은행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다"며 "그렇게 되면 현재 처한 자금난 상황에서 부도가 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도 지난 28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노사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달 초 지급해야 하는 비용에 대한 추가 자금 확보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이메일 서한을 보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했다.


    노사는 다음주에도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상황은 낙관하기 힘들다. 이에 한국지엠은 당분간 긴축 경영을 하면서 교섭 타결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물리적인 데드라인을 넘어서면서 성과급 지급 등이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며 “긴축 경영을 하면서 최대한 노사 합의에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성과급이나 희망퇴직 위로금에 대한 체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노조는 소송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쟁의행위 신청으로 파업이라는 강경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금호타이어 노조, 청와대 無개입에 입장 선회


    금호타이어는 노조가 한발 물러서면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청와대에서 조차 정치적인 논리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노조는 해외매각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최종 입장을 결정키로 한 것이다.


    산은이 추진한 더블스타와의 투자 유치를 결사 반대하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변화다. 물론 찬반투표에서 반대가 많을 경우에는 공멸 수순을 밟게 된다.


    이날(30일)까지 유지되던 금호타이어의 채권단 자율협약이 종료되면서 더 이상 채권단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당장 내달 2일 돌아오는 270억원 규모의 어음을 막을 수 없다. 채권단이 유예해준 채권 만기도 마찬가지다. 부도처리 되는 상황이기에 금호타이어와 산은은 4월 2일에 법정관리를 신청할 계획이며, 청산 가능성이 높다. 회사가 없어지는 것이다.


    오늘 열린 금호타이어 주총에서 한용성 금호타이어 사장은 "노조 합의가 안된다면 내달 2일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며 "이미 서류는 오래 전에 준비된 상황"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표 결과가 해외매각 찬성으로 나오게 되면 법정관리 위기를 면하게 된다. 자구안에 합의한 뒤 더블스타와 발전적인 관계 정립이 가능하다.


    찬반투표는 31일과 4월 1일 이틀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장 가동이 주말에도 이뤄져 4월 2일 법정관리 신청 전에 최종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