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환구 사장과 각 사업 대표 명의로 담화문 배포“회사 지키기 위해 강도 높은 체질 개선 필요”
현대중공업이 9일 강환구 사장과 각 사업 대표 명의로 담화문을 내고 회사의 경영상황을 설명했다. 일감 부족으로 유휴인력이 3000명 이상 발생해, 희망퇴직과 조기정년 선택제를 불가피하게 실시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본부는 지난 2016년부터 수주 절벽을 겪고 있다. 해당 본부는 생산 설비와 인력을 고려할 때 매년 70~80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한다”며 “하지만 수주실적은 2016년 24척, 지난해에는 48척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시장이 다소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1분기 수주는 7척에 불과했다”며 “일감 부족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다.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양사업은 조선사업본부 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4년 가량 신규 수주가 없어 오는 7월 일감이 바닥나는 것. 현대중공업은 새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낮은 인건비로 가격 우위를 보인 중국에 일감이 넘어갔다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은 “수주 절벽으로 2016년 20조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절반으로 줄었다. 올해는 7조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며 “영업이익도 지난해 4분기 1600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는 3년 만에 대규모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그간 경영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자구노력을 진행했다. 1조2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사택 부지와 기숙사, 자회사인 호텔현대를 매각했다. 이를 통해 3조5000억원에 달하는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전방위적인 자구노력을 기울였지만 장기화된 불황으로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된 가운데 물동량이 감소해 선박 발주가 위축된 것도 악재로 꼽았다.

현대중공업은 “50년 가까이 피땀 흘려 일구고 지켜온 회사를 지키기 위해서는 일감 상황에 맞게 회사 규모를 줄이는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며 “조선 시황이 좋아질 때까지 버티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회사를 후배들가 자식 세대에 물려주기 위해선 양보하고 희생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3일 유휴인력 문제 해소를 위해 2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 2주일간 사무직과 생산기술직 등 근속 10년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