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뉴데일리 송승근 기자]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인적분할을 통해 올해로 출범 5주년을 맞이한 SK인천석유화학(SKIPC)이 계륵에서 수출 첨병으로 거듭나며 딥체인지를 성공적 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하루 27만 5000배럴의 초경질 원유기반 정제능력으로 석유제품(85%)과 석유화학 기초원료(15%)를 생산하며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3966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에도 견조한 정제마진 및 제품수요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SK인천석유화학의 성장세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성과가 아니다.
SK인천석유화학(당시 경인에너지)은 90년대 중반 석유시장 자유화 조치 이후 석유제품 마진악화에 IMF 금융위기 등이 겹치며 재무건전성이 급격이 악화됐고, 시장 환경변화에 따른 적기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1999년 한화그룹에서 현대오일뱅크로 경영권이 양도된 이후에도 경영여건이 호전되지 않아 결국 2001년 9월 부도가 발생했고, 2003년 3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시련의 세월을 보냈다.
2006년 3월, SK에너지(현 SK이노베이션)는 법정관리 상태였던 인천정유를 인수함과 동시에 안전·환경 관리 시설 강화, 에너지 효율 증대, 운휴공정의 정비 등 공장 정상화 사업을 진행해 기존 공장의 안전∙환경 관리 수준과 생산 효율성을 향상 시켰다.
SK에너지는 SK인천석유화학의 체질개선을 위해 2012년 5월부터 2년여 동안 총 1조 62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과감히 결정하며 2014년 7월, 단일공장 국내 최대규모인 연간 130만톤 규모의 파라자일렌(PX) 생산능력을 갖추게 됨에 따라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밸런싱을 갖춘 컴플렉스로 탈바꿈하게 됐다.
이에 따라 SK인천석유화학은 초경질원유 (Condensate), 경질원유, 고유황 중질원유, 납사 등 다양한 원료를 시황 변화에 따라 빠르고 유연하게 투입할 수 있어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실은 낮게, 수익은 높게’ 가져갈 수 있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게 됐다.
당시 SK인천석유화학의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로 2016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3개년(2016년~2018년) 통합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바라보는 상태에 이르렀다.
공장과 본사가 같이 있어 빠른 의사결정, 현장과의 소통 원활 등이 장점인 SK인천석유화학은 안전, 보건, 환경으로 신뢰를 확보하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SHE(Safety HealthEnvironment)관리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화학물질관리, 저탄소 녹색성장, 대기관리, 수질관리, 냄새∙소음관리 등 5개 분야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안전하고 깨끗한 사업장 구축에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
또한 회사 앞 봉수대로변에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조성, 회사 정/후문에 실시간 대기질 전광판 설치, 방호벽 설치 등 인근 지역과 사업장의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최남규 SK인천석유화학 사장은 "지금까지의 성장은 SK 최고 경영진의 진두지휘와 전 구성원들의 헌신,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협력으로 가능했다"며 "회사는 딥체인지 2.0을 꾸준히 실천하여 동북아 최고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가진 회사로 성장하는 목표를 달성해 SK는 물론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지역사회 문제도 해결하는 사회적 가치도 크게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해 1월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공정안전관리(PSM) 심사에서 최우수 등급인 'P' 등급을 획득한 바 있으며 지난 3월에는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받아 그룹 내 천덕꾸러기에서 연간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백조'로 거듭났다. -
재무적인 수치뿐 아니라 SK인천석화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확연한 변화가 나타났다.
2013년 공장 증설 당시, 유해화학시설이라며 증설 반대와 공장 이전을 외치던 지역주민들이 이제는 매년 4월이면 공장 곳곳에 핀 벚꽃을 즐기기 위해 소풍을 나오기 시작했다.
SK인천석유화학도 지역상생협약을 체결하며 2018년까지 3개년간 300억을 지역상생을 위해 쓰기로 약속했다.
취재를 위해 직접 찾아간 SK인천석화단지 내 벚꽃동산에는 수많은 관람객들이 봄의 정취를 느끼고 있었다. 이곳은 인천시 벚꽃 명소에도 꼽혔고 인천 관광공사가 선정한 봄맞이 인천 꽃놀이 지도에도 포함됐다.
SK인천석유화학의 상승세처럼 관람객도 매년 증가 추세다. 2013년 첫 공개 당시 1만명 수준이었던 관람객 수는 2014년 1만9000명, 2015년 2만2000명, 2016년 3만5000명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5만6000명을 넘어섰다.
원유 정제 시설과 벚꽃 동산이 있는 본토에 이어 부두 터미널 작업 현장 역시 분주했다. SK인천석화는 원유 정제를 담당하는 본토(메인 콤플렉스. 약 40만평)와 송유관, 제품저장 탱크, 부두가 있는 율도 터미널로 이뤄져 있다.
약 11만평의 율도 터미널에는 총 4개의 부두가 있는데, 부두 재화중량(dwt)은 1부두 7만5000t, 2부두 6만t, 3부두 18만t, 4부두 2만t 규모다.
완공된 지 45년 된 1부두는 5만t급 제품 운반선 접안이 가능하며, 3부두는 30만t 이상의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수용이 가능하다. 특히 4부두의 경우 벤젠, PX 수출전용으로 운영된다.
현장에서 중국 대련으로 향하는 수출선에 제품을 싣고 있었던 회사 관계자는 "공장 가동 45년 동안 단한번의 기름 스필(누출) 사고가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서해안에 부두가 위치해 관리 감독을 더 엄격하게 할 수 밖에 없어 오히려 사고가 발생하는 안는다"고 귀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