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실사보고서 "2020년 흑자전환 가능"
신차배정-차등감자-외투지정-비토권 협의 필요
신차배정-차등감자-외투지정-비토권 협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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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정상화를 위한 공은 정부와 KDB산업은행에게 넘어갔다. 23일 오후 한국GM 노사가 자구안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GM본사가 예고한 법정관리 위기는 벗어나게 됐다.그러나 한국GM 정상화를 위해서는 우리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세부적으로 △신차배정 △차등감자 △외투지정 △비토권 등에 대한 협의가 남아있다.◇ 산은 실사보고서 "2020년 흑자전환 가능"산업은행은 지난 20일 한국GM에 대한 실사 중간보고서에서 "청산가치보다 계속가치가 크다"고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이 지난 4년 간 3조원의 적자를 냈던 것에 반해 경영정상화에 따라 오는 2020년에는 흑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21일 한국GM 부평공장을 찾아 배리 앵글 사장을 만나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판단 단계에 서 있다"면서 "우리의 몫은 상당히 진전됐다"고 밝혔다. 애초 이 회장이 노사 임단협이 진행 중인 한국GM 부평공장을 찾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산은이 한국GM의 채권단이 아닌 2대주주(지분율 17.02%)인 만큼 노사협의에 끼어들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하지만 실사 중간 보고서를 받아든 이 회장은 부평공장을 찾았다. 한국GM의 정상화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능성은 GM본사가 약속한 한국GM에 대한 신규지원, 노사합의 등을 전제로 했다.◇ '뉴머니' 샅바싸움은 이제부터정부와 산업은행, GM본사 간의 협상은 이제부터 오는 27일까지 본격화될 전망이다. GM은 이날까지 산은에 투자확약서를 요청한 상태다.GM본사는 노사 합의를 전제로 한국GM의 본사 전체 차입금인 27억달러(약 3조원)를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또 부평·창원 공장에 신차 2종을 배정하고 신규 투자금 28억 달러를 약속했다. 동시에 산업은행에 GM의 신규투자금 28억달러의 17%규모인 5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요구한 상태다.산업은행은 GM이 출자전환 이후, 20대 1의 차등감자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일 GM이 출자전환하면 산업은행의 한국GM 지분율은 1%대로 폭락한다.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출자전환 이후, 우리 지분이 굉장히 낮아지는데 우리는 차등감자를 요구하고 저쪽은 난색을 표시해 넘어야 할 산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GM은 GM은 대출 형태로 지원하고, 산은은 유상증자로 차등감자 없이 지분율을 15%이상 유지하는 방안을 내놓은 상태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신규투자 방식은 양쪽이 똑같은 지분형태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또 산은은 지분율을 바탕으로 한 비토권을 반드시 사수한다는 방침이어서 이 부분에 협상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비토권은 국내 생산시설을 2대주주인 산은이 반대할 경우, 매각하지 못하는 권리다.◇ GM 장기적 생존 의지 보여야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역시 정부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에 대해 "폭넓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다만 전제는 GM본사가 한국GM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의지가 확인돼야 신규투자 및 제도적 지원을 뒷받침한다는 입장이다.한국GM이 단 몇년 안에 회사를 처분할 경우, 다국적 기업의 먹튀에 손놓고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 부실기업에 혈세만 수혈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부가 최소 10년 간의 기업 경영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정부는 이날 노사가 잠정 합의안을 마련한 직후,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었다.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와 산업은행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한국GM 노사 간 합의를 존중한다"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실사를 진행하고 GM과 경영정상화 방안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앞서 정부는 GM사태 3대 원칙으로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 △장기적으로 생존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을 제시했다.